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열린 'CES 2021'...내년엔 어떻게 될까

디지털 트렌드 장기화 전망 속 한계 보완해 오프라인과 병행될 듯

디지털경제입력 :2021/01/14 07:39    수정: 2021/01/14 14:30

올해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21이 사상 첫 비대면 온라인으로 열리면서 향후 관련 업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여파로 업계 전반에 비대면 트렌드가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의 디지털 활용과 한계점 극복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올 디지털(All-Digital)’이라는 콘셉트로 CES 2021 행사를 가상 공간에서 개최 중이다. 디지털 방식으로 전면 개최된 것은 1967년 이래 처음이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전 세계에서 참가한 업체들과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한해 만에 가상 전시관이라는 낯설고도 새로운 풍경이 등장한 것이다. 

처음 직면한 환경과 불안정한 팬데믹 상황에 참가 기업 수는 지난해(4천400여 개)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오프라인 체험과 비용 대비 효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탓이다. 중국에서는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장기화되는 등 영향으로 예년보다 약 7배가 줄어든 203개 업체만이 참가했다. 

CES (사진=위키피디아)

한국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미국(567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41개 업체가 참가했다. 비대면 환경이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 웹사이트를 통해 실시간 미팅을 하며 잠재적인 해외 파트너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대표 IT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전처럼 CES 메인 전시장 센트럴홀에 대규모 부스를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영상미 넘치는 디지털 프레스 콘퍼런스와 온라인 전시관을 선보였다. 장시간 시청 시 집중도가 떨어질 것을 감안해 영상 속 역동적인 화면 전환과 다채로운 사운드가 이어지도록 구성한 모습이다. 

비대면 트렌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들은 이번 경험을 토대로 이점과 한계점을 구분해 업계와 소비자 간 디지털 소통 방식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전망이다. 업계는 향후 글로벌 전시 행사들이 예전처럼 오프라인으로 열리더라도 비대면 방식을 함께 활용해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리 샤피로 CTA 회장은 "만약 내년 CES 2022가 다시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더라도 디지털 혁신은 앞으로 몇 년간 계속될 것"이라며 "CES 2021을 통해 디지털 연결의 가치를 발견했고, (오프라인) 전시회에 물리적으로 참가할 수 없었던 세계인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모인 것을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CTA 홈페이지에 따르면, CES 2022 개최 예정 일자는 내년 1월 5~8일이며, 부스 참가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삼성전자 CES 2021 프레스컨퍼런스 영상 화면.(사진=삼성전자)

우선 기업들은 디지털 행사에 대해 준비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의 효율성을 큰 장점으로 보는 분위기다. 오프라인 행사의 경우 현장에서 무대를 설치하고 전시 공간을 구축, 물리적 공간 없이 디지털로 모두 소화해야 했지만, 올해에는 주로 사전에 영상을 촬영하는 등 준비하는 과정이 많이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환경에서의 더 많은 글로벌 시청자 확보도 이점으로 보고 있다.

CES에 참가한 대기업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소개할 제품을 한 달 전부터 해외까지 배로 실어 나르고, 전시관 구축을 위해 많은 인력들이 수차례 이동해야 했지만 이런 과정이 생략되면서 비용 절감과 효율성이 높아졌다"며 "또 현장에 가더라도 전시관이 매우 커서 일일이 살펴보기 어렵기도 했는데 기업이 정리한 영상을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온라인으로 접하면 일부분은 결과적으로 더 나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도 본다"고 말했다.

LG전자가 美 동부시간 12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함께 만드는 혁신’을 주제로 ‘LG 미래기술대담’을 진행했다.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왼쪽)과 사회자 에이미 알리야(Amy Aleha)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LG전자)

다만 한계도 명확하다. 직접 현장에서 체험할 수 없고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고, 업체와 바이어, 투자자와의 계약 성사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들은 이와 관련 첫 비대면으로 시행된 이번 행사의 결과를 보고 보완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참가 기업 관계자는 "온라인상에서는 기술이나 제품을 접하는 것은 현장에서 제품 특징과 장점을 직접 체험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 비대면 행사의 과제로 꼽힌다"며 "CES는 전시와 현장에서 바이어들과 연간 계약도 이뤄지는 컨벤션 역할을 동시에 하는데, 온라인상에서는 이들이 제품을 제대로 볼 기회가 줄어드는 한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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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에 올해 일부 기업들은 현지에서 소규모 행사를 열어 업계 관계자들에게 별도로 제품을 보여주는 자리를 병행하기도 했다"며 "일부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글로벌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왔고, 이번 행사 결과를 통해서도 시청자와의 실시간 소통 등 디지털 강점을 더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행사 방식뿐 아니라 CES의 기술 트렌드에도 비대면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모니터 강정현 연구원은 "비대면 기술과 제품이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관련 기술 트렌드가 장기화될 전망"이라며 "스마트시티, 스마트홈, XR(확장현실) 등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