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이 발생한 지 6억 7천만년이 지난 초기 우주에서 거대 블랙홀을 품은 퀘이사가 관측됐다고 IT매체 씨넷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에 관측된 J0313-1806이라는 이름의 퀘이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130억 3000만년 전의 것으로, 지금까지 보고된 퀘이사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두 번째로 오래된 퀘이사는 2017년 발견된 J1342 + 0928이었다.
퀘이사 중심에는 태양보다 16억 배 더 큰 초대형 블랙홀이 포함돼 있으며, 은하수 전체 밝기보다 1,000배 더 밝게 빛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결과는 12일 미국 천문학회 237차 회의에서 발표됐다.
퀘이사는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집어삼키는 에너지에 의해 형성되는 거대 발광체로, 지구와 매우 멀리 떨어져 있지만 별처럼 밝은 빛을 내는 은하를 말한다. 퀘이사는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천체 중 하나로 139억년의 우주 역사에서 언제 처음 출현했는지가 관심의 대상이 돼왔다.
연구진들은 칠레의 ALMA 망원경, 하와이 마우나 케아에 있는 두 개의 천문대, 세계에서 가장 큰전파 망원경 등을 포함한 지상 관측소를 통해 이 퀘이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연구진들은 이 퀘이사 중심에 있는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약 16억 배에 달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블랙홀은 빅뱅 생성 후 약 6억 7000만년 후에 생겨난 것으로, 작은 블랙홀이 이처럼 큰 규모로 커지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단일 별이 붕괴해 만들어지는 작은 블랙홀이 빅뱅 뒤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이렇게 큰 규모의 초거대 블랙홀로 성장하는 것은 현재까지 나온 이론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블랙홀이 J0313-1806에서 볼 수 있는 크기까지 성장하려면, 태양의 1만 배에 달하는 질량을 가진 블랙홀 씨앗(seed)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해당 논문의 공동저자인 미 애리조나 대학 천문학자 샤오후이 팬(Xiaohui Fan)은 밝혔다. 연구진은 별이 붕괴돼 블랙홀이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빅뱅 뒤 약 4억년쯤 뒤에 수소의 이온화가 이뤄진 '재이온화기'(Epoch of Reionization) 과정에서 이 블랙홀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관련기사
- "은하계 초대형 블랙홀, 생각보다 더 가까이 있다”2020.11.30
- 우주 별이 블랙홀을 만나면 이렇게 된다2020.10.13
- 빛조차 삼키는 블랙홀, 어떤 모습 하고 있을까2020.05.12
- NASA, 소행성 탐사 중 블랙홀 폭발 포착했다2020.03.03
연구진은 이 초거대 블랙홀이 매년 태양 질량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로 질량을 부풀리고 있다고 추측하며, 여전히 성장 중이라고 밝혔다. 팬은 "이 퀘이사는 아마도 아직 초거대 질량 블랙홀을 만드는 과정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 말 우주로 발사될 예정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과학자들에게 초기 우주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해 이 초거대 블랙홀이 어떻게 생성됐는지 알려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