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들이 항성이 블랙홀에 의해 스파게티 면처럼 늘어났다가 조각조각 찢어지는 현상을 포착했다고 IT매체 씨넷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연구진이 전 세계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ESO), 미 항공우주국(NASA) 망원경으로 초거대 블랙홀 근처에서 새로운 빛이 폭발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후, 몇 달 간의 후속 관찰을 통해 포착됐다.
이번에 관측된 현상은 천문학자들이 조석 교란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어떤 항성이 블랙홀에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이때 항성은 블랙홀의 조석력에 의해 스파게티처럼 세로로 길고 얇게 늘어나는 국수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블랙홀의 중력이 너무 강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 현상을 일으킨 항성은 지구에서 불과 2억 15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AT2019qiz다. 연구진은 지구와 가까운 거리에서 초거대 블랙홀로 인해 이 항성이 국수처럼 길게 늘어났다가 파괴되면서 섬광과 물질을 내뿜는 현상을 관측했다. 연구 결과는 12일 국제학술지 ‘영국왕립학회월례회보’에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연구소(Harvard-Smithsonian Center for Astrophysics) 천문학자 에도 버거(Edo Berger)는 성명을 통해 “항성 질량의 절반 정도는 쪼개지거나 항성 질량의 100만 배의 달하는 블랙홀로 흡수됐고, 나머지 절반은 바깥쪽으로 분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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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 ‘아인슈타인 펠로우’로 활동 중인 노스웨스턴대학 케이트 알렉산더는 "블랙홀이 최대 1만 km/s의 속도로 강력하게 항성 물질을 방출시키면서 먼지와 잔해가 커튼처럼 시야을 가리는 현상도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번에 포착된 현상은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상세하게 관측돼 향후 블랙홀이 항성을 어떻게 끌어당기고 파괴하는 지 더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