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업계서 45년 일한 어느 개발자의 여섯가지 조언

"초심을 지켜 ‘지식의 저주’와 싸워라”

인터넷입력 :2021/01/08 15:48    수정: 2021/01/09 14:59

“개발자가 지식의 굴레에 빠지면 해석이 어려운 코드를 짜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깁니다. 항상 초심을 갖고 상대편과 의사소통하는 것을 잊지 말고 지식의 저주와 싸우세요.”

미국의 한 전직 개발자가 IT업계에서 45년 간 일한 뒤 퇴직하면서 그간 자신이 얻은 교훈을 후배들에게 공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소식의 주인공은 바로 워싱턴 D.C.에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BTI360의 전직 개발자 조엘 골드버그다. 그는 자신이 IT 업계에서 일하며 깨달은 교훈을 6개의 포인트로 정리했고, 이를 기가진 등 외신이 전했다.

먼저 골드버그는 ‘지식의 굴레’는 고도의 지식을 몸에 익힌 사람이 자주 빠지게 되는 함정이라고 꼬집었다. 전문적으로 복잡한 지식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그렇지 못한 사람과 소통이 안 되는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어린왕자 자료사진(제공=픽사베이)

그는 “지식의 굴레에 빠지면 코드가 난독화될 뿐 아니라 소통에도 차질이 생긴다”면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항상 초심에서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지식의 저주와 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IT 업계는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변화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일에 매달릴 겨를이 없다. 그러나 골드버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기본에는 유행과 무관한 것이 있다”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소중한 기초 6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호흡’이다. 뛰어난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뛰어난 팀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팀워크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믿음’이다. 팀워크는 멤버들의 신뢰에 좌우되므로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든든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앞에서 말한 지식의 굴레를 피해 정직하고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함으로써 신뢰를 쌓으라는 것이다. 네 번째는 ‘합의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견이 있을 경우 시간을 아끼지 않고 팀 전체가 논의를 하면서 최상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테스트 자동화’다. 테스트를 자동화 하면 충분히 시험된 코드를 사용할 수 있어 자신감과 속도감을 가진 개발 작업에 몰두할 수 있다는 논리다. 끝으로 간결하고 알기 쉬운 코드와 디자인을 주문했다. 코드를 이어 받게 되는 후임 개발자를 다음의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쉽고 보수하기 쉬운 코드를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BTI360 전직 개발자인 조엘 골드버그 게시물 캡처

이어 골드버그는 "해결책은 가능한 간단한 것이 가장 좋다"고도 언급했다. 또 보다 낮은 기술 수준이라도 달성할 수 있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말의 뜻에 대해 그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속 격언을 활용해 “디자이너가 자신이 완벽한 일을 했다고 깨닫는 것은 더 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라고 설명했다.

네 번째 조언으로 골드버그는 ‘먼저 이해하기’를 꼽았다. 내가 다른 사람을 움직이고 싶다면 우선 상대방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 그의 조언은 새로운 것이 항상 좋다는 함정에 빠지지 말기다. ‘새 시대의 소프트웨어 개발’, ‘혁명적인 생산성’ 등의 수식어가 붙는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종종 많은 선행 투자와 제약 등의 함정이 숨어있다는 것. 이런 문제를 간과해 막다른 골목을 비집고 들어가지 않기 위해 골드버그는 “새로운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과 궁합이 맞지 않으면 이를 순순히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랜 경력 가운데 자신의 역량에 맞지 않는 일을 할 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가 반드시 자신의 탓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 없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골드버스는 “중요한 것은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인식하고 자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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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골드버그가 BTI360 입사 전 직장 경험을 근거로 한다. 그는 예전에 제너럴 모터스에서 근무할 당시 “더 규모가 크고 어려운 일을 맡지 않으면 낙오자다”라는 분위기가 만연했는데, 이것이 종종 불행한 사태를 자초했다고 회고했다.

그 후 그는 휴렛팩커드에 인수된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EDS)로 자리를 옮겼다. 이 때 골드버그는 EDS 기업 문화에 감명을 받아 최고 수준의 기술직에서 개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을 했고, 이 일을 후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