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1일 출범하는 통합법인 신한라이프의 초대 대표로 ‘보험업 전문가’인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가 낙점됐다.
17일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가 회의를 열어 계열사 CEO 인사를 논의한 결과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를 연임(2년)시키는 동시에 그에게 신한라이프를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성대규 대표는 남은 6개월여 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화학적 결합을 유도하는 한편, 추후 새 보험사의 시장 안착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떠안게 됐다.
1967년생인 성대규 대표은 약 30년간 공직에 몸담은 관료 출신 인사다. 제33회 행정고시를 패스한 뒤 재정경제원 보험제도담당관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보험제도과를 거쳤고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 보험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보험개발원장을 역임했다. 특히 금융당국의 보험관련 부서에서 오래 근무하고 보험개발원장까지 맡아봐 보험업 동향과 규제에 해박한 게 강점으로 지목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성대규 대표는 금융당국과 연구기관, 민간 생보사 CEO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라며 “2019년 취임 이후 소통과 강한 추진력으로 신한생명의 영업방식과 조직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렸고 통합 준비 과정에서도 보험사의 중장기적 발전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그간 금융권 일각에선 성대규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쳐왔다. 오랜 기간 보험업에 몸담은 전문가인데다, 그룹 차원에서도 합병 작업이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게다가 신한생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악화된 영업환경 속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냈다. 올 3분기까지 작년보다 56% 늘어난 1천71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아울러 신한생명은 헬스케어 비즈니스 발굴을 주도하는 등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 전환 전략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례로 본사에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공간을 꾸려 인슈어테크 아이디어를 모으는 중이며, 연내 인공지능(AI) 기반 홈트레이닝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엔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EDC) 실증사업에 합류해 금융과 헬스케어를 연계한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주도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성대규 대표의 연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초대 CEO가 결정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신한라이프 구축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만간 조직 개편이나 임원 인사 등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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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내년 초부터 성대규 대표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원펌(One Firm) 체계를 갖춰 통합 작업을 이어간다. 오렌지라이프 측에선 새 CEO로 선임되는 이영종 부사장이 그를 조력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인사를 계기로 신한라이프에 대한 그룹의 청사진이 더욱 명확해진 모양새"라면서 "성대규 대표로서는 1년이 아닌 2년의 임기를 새롭게 부여받은 만큼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