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마케팅, 공감형 스토리로 승부하라”

[모바일 히어로즈⑥] 위피 이정훈 팀장 "마케터도 제품 알아야”

인터넷입력 :2020/11/10 09:00    수정: 2020/11/10 09:03

오프라인과 PC 중심의 온라인 광고/마케팅 시대를 지나,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에서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광고/마케팅 기법이 점점 고도화 되고 있다.

이전보다 작아진 화면에서 회사가 전달하고픈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클릭과 구매까지 유도해야 하는 환경은 마케터들에게 새로운 과제이자 도전이다. 이 같은 고민은 지금도 진행 중이며, 그 결과물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모바일 앱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노하우를 쌓는 마케터들이 늘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리프트오프와 '모바일 히어로즈'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대표 모바일 서비스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마케터 10인을 소개하고, 이들이 가진 마케팅 관련 고민과 성공 경험, 다양한 팁들을 공유한다. [편집자 주]

[☞ 모바일 히어로즈 웹사이트 바로가기]

위피 이정훈 팀장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들을 이용해 온라인 소통을 활발히 하는 듯 보이지만, 개인적이고 속 깊은 얘기들은 여전히 속에 묻어둔다.

모든 게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코로나19로 외부 활동까지 줄면서 마음에 맞는 사람 한 명이 더 그립고 간절해지는 때다. 그저 그런 이성 간의 만남을 연결하는 데이팅 앱이 아닌, 정말 마음에 맞는 친구나 내 고민을 함께 들어줄 누군가를 찾아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사람들의 필요와 심리를 잘 꿰뚫은 서비스가 바로 엔라이즈의 '위피'다. 위피는 나이, 지역, 성별, 취향 등을 설정하면 지역 기반으로 주변 친구들을 매일 추천해준다. 이들과 보이스톡 또는 채팅 등을 통해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소셜 플랫폼이다.

위피 이정훈 마케팅 팀장은 마음 맞는 동네친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 위피를 알리고 있다. 그는 위피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이면서, 데이터를 이용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퍼포먼스 마케터이기도 하다. 서비스 기획팀과 함께 이용자들이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새로운 기능을 만드는 등 마케팅을 위한 모든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

이정훈 팀장이 마케터 직종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는 조금 독특하다. 요리사를 꿈꾸며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그를 현 회사의 대표가 마케터 직을 제안하면서 전업을 하게 된 경우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스타트업 1인 마케터로서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일했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느덧 7년차 베테랑 마케터가 됐다.

위피 이정훈 팀장

이 팀장이 위피의 신규 이용자 확보를 위해 주력하는 부분은 콘텐츠의 다양화다. 이용자들의 취향과 성격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하나의 콘텐츠로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사람들의 마음과 욕구가 시시때때로 변하기 때문에 여러 콘셉트와 메시지들을 반복 테스트함으로써 효과적인 콘텐츠 풀을 만들고, 그 안에서 통찰력을 얻으려 애쓰고 있다. 특히 고객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잘 찾아내 이를 콘텐츠에 녹임으로써 더 좋은 광고 효과를 끌어내고 있다.

이정훈 팀장은 “고객의 요구를 건드릴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는 단순 제품의 특장점만을 설명한 콘텐츠보다 동일한 조건에서 목표로 한 수치가 150%~1000% 이상 나은 효율을 보여줄 때가 있다”면서 “제품(서비스)의 핵심을 잘 전달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해당 콘텐츠들을 이용자 대상으로 시도하고 실패하는 일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이 앱을 다시 방문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마케터들도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많은 마케터들이 제품은 기획자나 개발자 영역이라 생각하는데, 이럴 경우 고민의 효과가 제한적이고 앱이 지엽적으로만 발전하게 된다는 논리다.

최신 광고의 트렌드로 그는 ‘이용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꼽았다. 이정훈 팀장은 “자극적인 이미지나 문구를 사용하기보다, 사람들이 공감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가 점점 힘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앱 마케팅의 힘든 점에 대해 이 팀장은 잦은 정책 변화를 꼽았다. 또 가장 즐겁고 뿌듯한 순간으로는 주변 사람들이 위피 서비스를 사용할 때라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전문 기사나 블로그 글, 독서 등을 통해 최신 앱 마케팅 관련 정보를 얻는데 그 중 팀원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모바일 히어로즈가 다양한 영역의 마케터들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가 가진 노하우나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정훈 팀장과의 일문일답

위피 이정훈 팀장

[본인 소개]

맡고 있는 앱에 대해 소개해 달라

위피는 '사람과 사람을 잇고 싶다'라는 엔라이즈(NRISE) 팀원들의 공통 된 목표 속에 팀 내 두 번째 프로젝트로 2017년 8월에 출시된 서비스다. '영화를 같이 보러가고 싶을 때', '집 앞에서 치맥 한 잔 하고 싶을 때', '퇴근 후 돌아가는 길에 커피 한 잔 하고 싶을 때'와 같이 가볍게 무언가를 함께 할 동네친구가 필요한 순간을 위해 위피는 만들어졌다. 지역 기반으로 주변 친구들을 소개시켜주며 사용자가 원하는 나이, 지역, 성별, 취향 등을 설정하면 매일 나와 잘 맞는 친구들을 소개하면서 보이스톡, 채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친구를 맺고 소통할 수 있는 소셜 서비스다.

본인이 맡고 계신 업무에 대해 설명해 달라

위피 팀에서 국내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으며, 콘텐츠를 제작하는 콘텐츠크리에이터와 데이터를 다루는 퍼포먼스마케터의 역할을 함께 맡고 있다. 결국 이용자들과 가장 가깝게 있는 포지션으로 이용자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크리에이티브콘텐츠 제작, 서비스 기획팀과 협업한다. 이를 통ㅎ 이용자들이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신규 기능을 함께 만드는 등 위피 마케팅을 위한 모든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

앱 마케팅 커리어는 언제 어떻게 시작했나?

요리사를 꿈꾸며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던 때 지금의 대표로부터 스타트업 마케터 자리를 제안 받았다. 당시 건강 문제로 요식업 커리어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평소 블로그, 카페 등을 즐겁게 운영하는 걸 대표가 보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있으면 마케터로 도전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한 것이다. 고민 끝에 새로움에 도전하기로 했고, 그것이 마케터로서의 커리어 시작이었다. 막상 시작하고 보니 스타트업이라 회사에 마케터는 혼자뿐이었는데요. 1인 마케터라 모르는 것 투성이었고, 머리로 배우기보다 몸으로 배운 것이 더 많았다. 두렵고 울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어떻게 보면 해보고 싶었던 것을 자유롭게 해볼 수 있었고 내 자신을 직접 부딪혀가며 배운 그 경험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렇게 이제는 팀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7년차 마케터가 됐다.

위피 웹사이트 캡처

[실무 노하우 공유]

신규 이용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무엇보다 콘텐츠의 다양화를 말하고 싶다. 위피와 같은 소셜 서비스 앱의 경우 이용자들은 앱 자체의 기능과 실용성 보다는 그 안에서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어 가느냐를 더 기대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용자들이 위피를 선택하면 그 안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스토리텔링 소재를 발굴하고 그것을 콘텐츠화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만나고 대화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이유와 순간을 생각해 그것들을 메시지와 시각적으로 풀어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위피는 본인의 취향을 찾으러 오는 곳이다. 이용자들의 취향과 성격은 제 각각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콘텐츠로 광고를 본 모든 이용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 더불어 사람들의 마음과 욕구는 시시때때로 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정교한 타깃팅보다는 여러 콘셉트와 메시지들을 반복적으로 테스트하며 효과적인 콘텐츠 풀을 만들고 그 안에서 인사이트를 얻어가고자 한다. 예를 들어 내부 테스트 시 고객의 니즈를 건드릴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는 단순 제품의 특장점만을 설명한 콘텐츠보다, 동일한 조건에서 목표로 한 KPI(CPI, CPA, ROAS 등)가 적게는 150%에서 많게는 1000% 이상 보다나은 효율을 보여준 것을 확인했다. 즉, '콘텐츠만으로도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그 후 우리는 제품(서비스)의 핵심을 잘 전달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해당 콘텐츠들을 이용자 대상으로 시도하고 실패하는 일을 거듭하고 있다.

고객이 앱을 재방문 하게 만들려면 어떤 것에 신경써야한다고 생각하나?

재방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람들은 앱의 UX, UI 보다는 "앱 안에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들어오지만, 막상 앱을 한번이라도 사용하게 되면 앱의 품질과 서비스 품질이 이용자의 재방문 의사결정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마케터들이 제품은 기획자나 개발자의 영역이라 생각해 업무를 받아들이거나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망설이고, 채널이나 애드테크 같은 마케터 영역 안에서의 방법만을 고민하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고민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앱은 지엽적으로만 발전하게 된다. 위피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피하기 위해  제품 개발, 기획, 마케팅팀이 모두 회의하고 의견 공유하는 시간을 매우 자주 갖는다. 서로 하나라도 더 공유하고 싱크(sync)를 맞춰야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제품을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마케팅 관점의 인사이트를 제품에 담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이후로 도입된 새로운 마케팅의 방향성이 있었나?

물리적인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사람들의 모바일 사용량은 증가했고, 그에 따라 각 채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광고 지면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결국 의사결정을 해야할 일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그간 어느 광고매체에서 어떤 유형의 콘텐츠가 효과적이었다는 내부 데이터를 통해 소재들을 재분배하는 일은 물론이고, 더 많은 콘텐츠들을 생산해 시도해볼 수 있는 여지도 생겨났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에 위피 사용자가 평소보다 증가했는데,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사람들의 온라인 소통이 증가했다는 점, 그리고 하나는 사람들이 원거리 이동을 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피는 오프라인 만남뿐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소통기능도 탄탄히 갖추고 있고, 오프라인 만남의 경우도 '동네친구 만들기'를 USP(Unique Selling Point)로 두고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가 적절히 맞아떨어지면서 이용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것 같다. 메시지 및 채널 전략 역시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현 코로나 상황을 대처해나가고 있다.

요즘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트렌드는 어떻다고 생각하나?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에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이용자들이 우리 앱을 사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혜택 보다는 우리 앱을 사용하면서 변화하는 나의 모습과 나의 일상에 대해 얘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경쟁사 콘텐츠를 둘러보다 보면 굉장히 자극적이거나 사람의 외모에 대해 논하는 문구를 종종 접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의 만남은 정말 다양한 관계로 발전될 수 있고, 관계는 결국 사람의 내면이 만들어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순한 만남 보다는 이용자들 삶의 변화와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는 비단 소셜서비스 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자극적이기만 한 콘텐츠가 아닌, 보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고 보고있다.

위피 이정훈 팀장

[커리어 경험 공유]

앱 마케팅이 언제 가장 어렵고 힘들다고 느끼나?

갑작스런 정책 변화가 아닐까 싶다. 앱은 정책에 굉장히 민감한 서비스다보니 스토어나 광고 매체들의 정책이 갑자기 바뀌면 그에 맞춰 많은 것을 한 번에 바꿔야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때가 제일 난감한 것 같다. 광고는 안정화 기간이 필요한데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슈로 정책이 시시때때로 바뀌어, 그 사이 흔들리는 데이터를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을 다시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기민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앱 마케팅을 하면서 언제 가장 즐겁고 뿌듯하다고 느끼나?

앱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그렇겠지만 주변 사람들 휴대폰 안에 우리 앱이 깔려있는 것을 보았거나, 우연히 오고 가는 길에 우리 서비스를 쓰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 우리 회사에서는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대부분의 직원들이 위피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난다는 건 설렘과 기대감을 주는 일임을 직접 사용하며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그 뿌듯함이 더 큰 것 같다.

앱 마케팅 분야 관련 정보는 평소 어떻게 취득하나?

마케팅에 관한 정보는 정말 홍수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방대하고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좋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틈틈이 전문 아티클이나 블로그 글, 독서 등을 통해 얻기도 하지만, 내가 가장 신뢰하는 정보원은 우리 팀원들이다. 팀원들과 대화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 취득한 정보들을 교환하고, 교환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정제된 생각을 이야기하며 정말 많은 깨우침을 얻는다. 그리고 같은 정보를 접했더라도 서로 그 정보를 바라보는 관점과 생각하는 바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특히나 팀원 간 의견교환이 중요한 것 같다. 정보를 한번 접했다고 해서 그 정보를 온전히 소화했다고 보기는 어려울뿐더러 내가 잘못 이해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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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활동하고 있거나 활동이력이 있는 커뮤니티가 있나? 이번 모바일히어로즈 커뮤니티에는 어떤 부분을 기대하고 있나?

사내에서 팀 내외로 많은 활동들을 소화하고 있다 보니 특별히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가 있지는 않다. 그래서 사실 내가 모바일히어로즈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조금 두려운 마음도 있기도 하다. 하지만 위피의 이용자들이 기대감과 설렘을 갖고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나도 모바일히어로즈가 다양한 영역의 마케터들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 갖고 있는 노하우나 정보들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