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정부의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을 두고 과거 경매가 일부만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재차 냈다. 전파법에 따른 법정산식에 따라 정하는 대가에 과거 경매가 전부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사업자 의견을 배제하고 재할당 대가 산정 방식을 위법한 절차로 추산한다면 재할당 주파수의 시장 가치를 명확히 따지기 위해 경매를 진행하는 것도 검토해보라는 의견까지 냈다.
재할당 신청이 임박한 가운데 전파법 해석을 어기면서 새로운 대가 산정 방식을 검토하는 것은 재정당국의 기금 확보 외에 다른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이견의 차이가 큰 재할당 주파수의 경제적 가치를 경매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이와 같은 의견을 모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전달했다.
과기정통부 내에서 진행되는 재할당 주파수 대가산정 연구반의 마지막 회의를 앞두고, 통신업계의 최후 의견인 셈이다.
■ 주파수 가치 제대로 따지려면 경매도 검토해야
이 방안은 주파수 재할당 절차가 시작되면서 통신사들이 앞서 밝혀온 입장과 큰 차이는 없다. 재할당 주파수의 적정대가를 두고 정부의 산정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파수의 시장 가치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재할당 주파수 전체에 대한 경매를 검토하라는 의견을 보탠 것이다.
과거 경매시점의 최저경쟁가를 기준으로 시장에서 경매를 한다면 정확한 시장 가치를 따져 주파수를 공급하는 정부와 이용하는 사업자 간의 이견을 확인해보자는 뜻이다.
정부는 연구반 논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과거 경매대가 기준 대가 산정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수차례 지적됐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수조원이 비싼 재할당 대가 산정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입장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경매와 같이 관련 법에 따라 최저경쟁가격을 산정하고 경매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는 정부 기조
통신업계에서는 10여년 동안의 전파법 해석과 달리 과거 경매대가를 동일하게 반영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려 했다면 최소한 사전 설명이라도 이뤄졌어야 했다는 입장이다.
최초 주파수 할당 경매가격이 재할당 대가에 반영된다면 그만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을 것이란 이야기다.
수조원이 오가는 주파수 비용을 고려하면 통신업계의 이같은 주장이 힘을 얻는다. 정부가 입장을 바꿀 때마다 천문학적 비용의 차이가 발생하면 소비자에 요금으로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디지털 뉴딜과 같이 ICT 인프라 확대를 통한 범 정부 차원의 정책 기조에서 과기정통부가 지금과 같은 주파수 산정방식만 주장한다면 통신사들은 신규 주파수 확보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새로운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할 때 5년 혹은 10년 후 수조원의 재할당 주파수 대가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디지털 뉴딜 정책 방향과 달리 소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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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전까지 유지된 주파수 대가 산정방식을 바꾸는 이유에 대해 정부의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고, 변경 방식에 대한 근거 법령부터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주파수 대가가 준조세 성격인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주파수 재할당 신청을 앞두고 예상 밖의 막대한 비용을 사업자에 전가시키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면서 “재정당국과 통신 주무부처가 세수를 확보하는 목적으로 국가 공공재인 전파 자원의 가치를 마음대로 다뤘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