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운영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태풍 피해 방지책에 300억원을 투입한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서 "원전 운영 관련 설비를 모두 지중화하거나 외부 영향이 없도록 변경하는 데 3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안전과 관련해 후속 조치가 있었음에도 이번 태풍으로 설비 가동이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정 사장은 "후쿠시마 이후엔 지진·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에 후속 조치가 집중됐다"며 "태풍에 의한 피해에 대해 1980년대 태풍들과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지속적으로 보완해왔고, 지난 2007년엔 설비를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초속 30미터(m)가 넘는 태풍이 발생해 (교체를 완료한) 설비들이 모두 문제를 일으켰다"며 "원안위와 협의해 추가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과 원안위에 따르면 지난 달 제9호 태풍 '마이삭'과 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부산과 경북 경주 인근 원전 6기가 가동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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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일 강풍으로 고리1·2·3·4호기와 신고리1·2호기가 시차를 두고 소외전원 공급이 끊겼고,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되면서 정상 운전 중이던 고리3·4호기와 신고리1·2호기의 가동이 중단됐다. 이어 7일엔 월성2·3호기 터빈과 발전기가 정지됐다.
이에 대해 원안위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조사를 통해 원전 가동 중단 원인을 태풍이 동반한 염분이 설비에 쌓여 순간 전기가 통할 때 불꽃이 튀는 '섬락(閃絡·flashover)' 현상 때문이라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