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주주총회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 당장 다음 달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진행될 배터리사업 분사 찬반 투표가 첫 대상이다.
LG화학은 17일 오전 진행한 이사회에서 "의결권 행사에 있어 주주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시행키로 결의했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금번 개최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부터 주주는 총회에 출석하지 않고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전자투표와 관련해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은 추후 주총 소집공고 등을 통해 다시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LG화학 이사회는 전지(배터리)사업부문의 회사분할안을 의결했다. 전지사업부문은 전기차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등 LG화학의 핵심인 고부가가치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다.
LG화학은 다음달 30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분사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임시주총 의안엔 감사보고 안건과 함께 회사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올라와있다. 주주명부 확정기준일은 다음 달 5일로, 총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전자투표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주총에서 승인하면 전지사업부문은 오는 12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공식 출범해 LG화학의 100% 자회사가 된다.
다만 이번 분사가 분할 비율대로 주주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인적분할'이 아닌, 회사가 지분 100%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 '물적분할' 방식이어서 주주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LG화학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그룹 지주사인 ㈜LG로, 지분 30.06%를 보유 중이다. 이어 국민연금이 9.96%, 소액주주가 54.33%의 지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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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지배력을 유지하고, 기업공개(IPO)와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자금력을 확보할 수도 있는 물적분할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의 종속회사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주주들은 LG화학 주식만을 그대로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며 "LG화학만 놓고 보면, 핵심 사업인 배터리가 빠진 자리에 석유화학사업이 중심으로 올라오면서 기업 가치가 자연스레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