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암호화폐로 돈 버는 기능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앱 업데이트를 거부했다. 코인베이스 측은 애플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간) 블록체인닷뉴스 등 암호화폐 전문 외신들은 애플 앱스토어 정책에 따라 코인베이스 앱의 일부 기능이 iOS 버전 사용자들에게 제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승인을 거부한 기능은 두 가지다. 사용자가 교육용 영상을 보고 퀴즈 정답을 맞추면 공짜 암호화폐를 지급하는 기능과 암호화폐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이 그것이다.
코인베이스는 셀로, 카이버, 컴파운드 등 암호화폐에 대한 강의 영상을 시청한 사용자에게 한 편당 2~3달러 상당의 해당 암호화폐를 지급하는 '코인베이스 언(Coinbase Earn)'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코인베이스 회원들에게 자신의 프로젝트를 소개할 수 있고, 회원은 정보를 얻으면서 돈도 벌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애플이 코인베이스 언 기능을 iOS앱에 추가하지 못하게 하면서, iOS 사용자의 경우 현재 코인베이스 PC 웹을 통해서만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는 또 최근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디파이 서비스를 회원들이 코인베이스 앱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할 계획이었다. 단순히 디파이 서비스 목록을 모아 보여주는 기능인데, 애플이 기능 추가를 거부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애플로부터 암호화폐를 이용해 돈을 버는 기능과 디파이 앱에 액세스할 수 있는 기능은 iOS앱에 추가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애플이 불황기에 사용자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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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트롱 CEO는 나아가 이번 기능 추가 거부가 애플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애플의 이런 제한은 표면적으로 고객 보호를 위해 설계됐지만 점점 경쟁으로부터 애플 자신을 보호하는 데 쓰이는 것 같다"며 "사용자들에게 디앱 사이트 대신 애플 앱스토어를 쓰게 하고 암호화폐 결제 대신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