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과 함께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전한 쇼미더웹툰 시즌1에 이어, 쇼미더웹툰 작가에게 직접 듣는 시즌2를 마련했다.
스물아홉 번째 인터뷰는 영원한 삶을 바라는 인간의 욕망이 이뤄진 시대를 배경으로, 언젠가는 죽음을 마주해야 하는 ‘필멸자’로 태어난 두 남자의 숙명과 여정을 그린 액션물 ‘불멸의 날들’의 허긴개 작가다. 피할 수 없는 숙명 앞에 선 두 남자가 세상의 온갖 문제를 해결해 가는 아이러니한 과정을 통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참고기사: 쇼미더웹툰 ‘불멸의 날들’]
다음은 허긴개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작품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이 작품을 구상하시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되나요?
'불멸의 날들'은 '불멸자 시대의 사람들이 보내는 날들' 혹은 '결코 멸하지 않는 과거의 날들' 이라는 중의적인 의미가 담긴 제목입니다. 제목은 시놉시스를 구상하다가 번뜩 떠올랐습니다.
Q. 작가님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웹툰 작가가 된 배경과 계기 등이 궁금합니다.
불멸의 날들(이하 불날) 작가 '허긴개'입니다. 강아지를 좋아합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저에게 있어 만화를 그린다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어서, 특별한 계기는 없는 것 같아요. 대학 졸업 후 일러스트 및 만화로 소소하게 돈을 벌다가 레진코믹스 웹툰 공모전을 준비하게 됐어요. 그때 취업 준비도 병행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면접 서류 제출일 마감이 웹툰 공모전 마감과 겹쳤어요. 그래서 정신없이 공모전 마감과 자기소개서 마감을 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면접은 떨어졌지만 공모전에 제출했던 작품이 눈에 띄었는지 제의가 들어왔고 지금 이렇게 레진코믹스에서 연재 중입니다.
Q. 작가님이 평소 작품 활동에 영감을 받게 되는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을 그 이유와 함께 소개해주세요.
인풋을 위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보기 편입니다. 소위 말하는 '망작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굉장히 즐겨합니다.
Q. 작품의 연재 과정에서 어떤 점이 제일 힘들었나요. 그 시간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연재 초반에 작업 분량이 너무 많았어요. 그때는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정한 시기였는데, 거기에 신체적 노동이 얹어지니까 사람이 빠르게 무너지더라고요. 종일 일하느라 쉬지도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식습관도 엉망이고, 팔과 손목이 너덜너덜하고, 스트레스성 지병 때문에 툭하면 몸이 아파서 늘 신경이 곤두서 있고, 그 때문에 마감일이 다가오면 완전 다른 사람처럼 변한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그러다 '진짜 이런 식으로는 못 살겠다, 이렇게 살기 싫다, 일단 내가 똑바로 살아있어야 만화가 연재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분량을 조금 줄인 뒤, 하루 루틴을 바로잡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몇 년 정도 노력하고 지금은 몸과 마음 상태 모두 상당히 호전되었습니다. 근육이 딴딴한 팔과 다리를 가지게 돼서 아주 기쁘네요.
Q. 작가가 꼽은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각각 어떤 장면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한 부분이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를 기대해주세요!
Q.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공개한 적 없었던 에피소드 있을까요?
재작년 여름쯤 납량특집 호러 에피소드를 넣어볼까 했는데 이런 세계관에 초자연적 현상이 등장하면 너무 허무맹랑할 것 같아서 접었어요. 에피소드를 삽입할 타이밍도 잡지 못했고요. 호러를 꼭 그려보고 싶었기에 아직도 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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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품을 꼭 읽었으면 하는 독자는 누구인가요. 독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10년, 20년, 오랜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또 어떤 차기작을 구상 중이신가요?
이대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불날을 완결시키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차기작은 좀 여러 가지를 생각해 뒀는데, 제가 버디물을 좋아해서 전부 주인공이 두 명씩이에요. 구상해둔 것 중에 차기작 후보로 제일 유력한 건 동양 액션 판타지입니다. 아무래도 불날은 인물의 행동을 현실적으로 그려야 해서 너무 과장되거나 스케일이 큰 액션을 넣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데요, 그래서 차기작은 꼭 액션 판타지를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