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고가 전기차 보조금 제외, 테슬라 겨냥 아니다”

"협회 4곳에서 받은 건의사항...아직 논의 못 해”

카테크입력 :2020/08/11 11:19    수정: 2020/08/11 17:10

환경부가 고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혜택 제외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가 전기차 보조금 혜택 검토 방안이 테슬라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도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10일 배포한 ‘그린뉴딜 성공 위해 전기차 보급사업에 속도 높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고가의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제외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 내용이 전달되자, 일부 매체에서는 “정부가 테슬라 등의 고가 전기차의 보조금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 매체는 “테슬라 모델X 등 고가 전기차가 비싸진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모델 X는 국내 출시 초기부터 정부의 보조금 지급 혜택 명단에 들어있지 않는 전기차다.

테슬라 모델 X 퍼포먼스 (사진=지디넷코리아)

손삼기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장은 11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최근 국내에 테슬라 차량 판매가 많아지면서, 보도자료가 배포된 이후로 다수 매체들이 테슬라를 언급하는 것 같다”며 “고가 전기차 보조금 제외 검토 방안은 테슬라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손 과장은 “지난 7일 한국전기차협회, 한국전기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환경협회 등과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고가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 제외 방안에 대한 건의사항을 들었다”고 말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올해 들어 테슬라 차량 판매가 많아지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에 유리한 보조금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최근 주장한 바 있다.

테슬라는 올해 특별한 신형 승용 전기차를 내놓지 않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을 제쳐 올해 전기차 누적 판매 선두 자리에 오르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테슬라 모델 3의 누적 판매대수는 6천888대며,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전기차의 같은 기간 누적 판매대수는 5천138대다.

테슬라 모델 3의 판매 증가 원인은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들의 신형 승용 전기차 부재와 연관된다. 올해 현대기아차는 포터 일렉트릭이나 봉고 EV 등 상용 전기차 출시와 판매에 전념했다.

아직 환경부는 고가 전기차의 금액 기준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았다. 만약 고가 전기차 금액 기준을 1억원으로 잡으면, 현재 보조금 혜택을 받고 판매중인 재규어 I-페이스, 벤츠 EQC 등의 판매에 영향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6월 정부로부터 EQC 보조금 혜택을 받아냈기 때문에, 정부가 조기에 고가 전기차 보조금 제외 안을 확정시키면 형평성 논란을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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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손삼기 과장은 “고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제외시키는 것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다른 브랜드가 제기할 수 있는 형평성 논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는 입장을 취했다. 앞으로 수많은 논의를 거쳐 구체 방안을 확정시키겠다는 것이다.

손 과장은 또 “10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환경협회 사무실에서 열린 저공해 자동차 보급목표제 간담회에서는 고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제외 방안에 대해 언급되지 않았다”라며 “현재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대한 건의사항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