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과 함께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전한 쇼미더웹툰 시즌1에 이어, 쇼미더웹툰 작가에게 직접 듣는 시즌2를 마련했다.
스물두 번째 인터뷰는 숨기고 싶은 과거를 가진 평범한 모습의 악인과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나타난 자의 팽팽한 대치를 그린 스릴러물 '보고 싶은 얼굴'의 진성민 작가다. 누군가에겐 여전히 잊히지 않는 상처가 누군가에겐 이미 기억도 나지 않는 과거가 된 상황에 대해 전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참고기사: 쇼미더웹툰 '보고 싶은 얼굴']
다음은 진성민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작품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이 작품을 구상하시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되나요?
“민해경 님의 노래 ‘보고 싶은 얼굴’에서 나온 제목입니다. 한창 연재 준비를 하며 작업실에서 살고 있을 때 제목을 못 정하고 있는 저를 보며, 같은 작업실에 있던 친한 작가분이 지어 주셨습니다. 처음 제목을 듣고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보고 싶다’라는 말이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고, 그에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배경은 과거 커뮤니티에서 미성년 성폭행 사건들의 가해자와 방관자의 이전 모습과 현재 모습이 담긴 사진을 접하면서였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건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평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자들의 겉모습이 ‘악’한 모습이길 바랐던 제 생각은 한참 어긋나 있었습니다.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오히려 악행을 저지른 자들의 겉모습은 심지어 선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지나가다 마주친다 해도 알아볼 수 없을 그들의 평범함이 섬뜩하고 무서웠습니다.
그때부터 보고 싶은 얼굴의 시작인 평범한 모습의 '괴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Q. 작가님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웹툰 작가가 된 배경과 계기 등이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전 진성민입니다.
영화와 만화 보는 걸 좋아하고 제가 봤던 좋은 작품들처럼 저도 저만의 이야기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 사람입니다. 현재는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웹툰 작가가 된 계기는, 정확히는 무언가를 만들게 된 계기는 그림이나 영상에 제 생각을 담아서 전달하는 방식이 좋았고 그게 말로 전달하는 것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Q. 작가님이 평소 작품 활동에 영감을 받게 되는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을 그 이유와 함께 소개해주세요.
“최근에 재밌게 봤던 작품은 넷플릭스의 ‘인간수업’이었습니다. 선악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캐릭터들이 신선하고 좋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특히 마지막 지수의 모습은 아직도 잊히지 않네요. 너무 괴물 같아서요.”
Q. 작품의 연재 과정에서 어떤 점이 제일 힘들었나요. 그 시간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체력이 부족했던 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집중도 체력이 있어야 하는데 어느 지점을 지나니 모든 체력이 고갈돼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시간이 오더군요. 정말 괴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이를 극복하려면 게으르지 않게 살아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만약 다음 작품을 연재하게 된다면 그때는 운동도 열심히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 작품에 더욱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Q. 작가가 꼽은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각각 어떤 장면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거의 마지막 부분에 교실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실에서 드러나는 아이들의 심리와 관계가 변화하는 걸 좋아합니다. 스포일러라 정확히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작품을 봐주세요.(웃음)”
Q.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공개한 적 없었던 에피소드 있을까요?
“작품을 시작할 때는 이런 비슷한 사건이 많지 않아서 자료조사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재를 시작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여러 지역에서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제2, 제3의 사건들이 일어났습니다. 당연히 우연이겠지만 덕분에 저는 더 이 이야기에 집중하고 분노하며 사건들을 찾아보곤 했지만.. 뭔가 마음이 씁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작품을 꼭 읽었으면 하는 독자는 누구인가요. 독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많은 분이 봐주시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만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또 어떤 차기작을 구상 중이신가요?
“현재는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소재는 어떤 '괴물'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게 어떤 식으로 보일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보고 싶은 얼굴도 '괴물'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관련기사
- [쇼미더웹툰2] 죽고 싶은 男, 살고 싶은 女...‘애늙은이’2020.07.19
- [쇼미더웹툰2] 모순된 현실에서 맛본 희망 '먹는 존재'2020.07.05
- [쇼미더웹툰2] 신비한 우주, 그리고 꿈에 대한 이야기 ‘오디세이’2020.06.28
- [쇼미더웹툰2] 사촌지간의 엉뚱 로맨스 '말할 수 없는 남매'2020.06.21
Q.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빨리 다음 작품으로 찾아뵙도록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잊지 말아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