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공정 시대 여는 EUV 기술

[지디룩인] EUV 도입 적극 나서는 삼성, 파운드리 1위 TSMC 추격 가속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6/12 15:38    수정: 2020/07/02 17:43

삼성전자가 초미세 반도체 양산을 위해 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메모리에 이어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함이다.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서는 EUV를 통해 시장 1위 업체인 TSMC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EUV(Extreme Ultraviolet)는 가시광선보다 파장 길이가 짧은 광원(13.5nm 파장)을 사용해 웨이퍼(반도체 원재료)에 회로패턴을 새기는 반도체 노광장비를 말한다. 이는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했던 불화아르곤(ArF) 노광장비(193nm 파장) 대비 빛의 파장이 짧은 것이 특징으로, 노광 장비는 빛의 파장이 짧으면 짧을 수록 더 미세하게 회로패턴을 새길 수 있다.

ASML의 EUV 노광장비. (사진=ASML)

이에 EUV는 ArF 노광장비에서 불가능했던 7나노미터(1nm=10억분의 1미터) 이하의 초미세 회로 패턴을 새길 수 있고, 각 회로 레이어별로 여러 번 새길 패턴을 한 번에 새길 수 있어 원가 절감의 이점도 제공한다.

EUV 장비는 현재 네덜란드 장비업체인 'ASML'에서 유일하게 생산된다. ASML의 EUV 장비는 액체금속인 주석 등에 레이저를 쏴 플라즈마 광원을 만든 후, 거울을 통해 광원을 EUV 스캐너로 보내 초미세 회로패턴을 새기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장비 한 대당 단가는 1천500억~2천억원에 달하며, 삼성전자와 TSMC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EUV 장비 도입을 통해 7nm 이하 공정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퀄컴, 인텔, AMD, 하이실리콘 등의 주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초미세 반도체 생산에 적극 나서면서 앞으로 EUV가 기술 격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반도체는 미세화될수록 전력소모가 줄고, 성능은 향상되는 동시에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셋을 생산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ASML의 EUV 생산능력(조립 및 생산)이 30주에 EUV 장비 한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올해 20주에 EUV 장비 한 대 생산으로 생산능력 확대할 예정)인 만큼 수주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40여 대의 EUV 장비를 ASML로부터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EUV를 통한 초미세 공정 개발과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덕분이다.

지난해 4월에는 화성 S3 라인에서 EUV를 활용한 7nm 공정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출하한 데이어 올해 들어서는 화성 V1 라인을 통해 EUV 생산라인의 생산능력을 더욱 확대했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D램 생산에도 EUV 기술을 도입할 계획으로, 최근 평택 2공장에 약 10조원을 투자해 EUV 파운드리 라인 준공에도 나섰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EUV 효과로 반도체 사업에서 초격차 기술을 통한 체질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EUV를 통해 시스템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4조 5천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TSMC가 올해 5nm 공정을 도입한 데 이어 내년부터 3nm 공정의 시험 생산에 돌입하는 등 격차 벌리기에 나섰지만,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 TSMC를 추월해 종합반도체(메모리, 비메모리, 파운드리) 1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톱10 파운드리 업체 매출 추이. (자료=트렌드포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18.8%의 점유율로 시장 2위를 기록했다. 1위 TSMC와의 점유율(51.5%) 격차는 32.7%포인트로, 전분기 대비 격차(38.2%포인트)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는 5G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CIS(이미지센서) 및 DDI(디스플레이 구동칩셋) 공급을 늘리고, 화성 공장에서 EUV(극자외선) 생산량을 늘려 모바일 사업 이외의 제품 애플리케이션을 확대했다"며 "삼성전자의 매출은 2분기에 전년 대비 15.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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