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카카오 '디지털 손보사' 설립 무산

"자동차보험 사업에 이견…협력 관계는 유지"

금융입력 :2020/05/26 20:19

삼성화재와 카카오, 카카오페이가 추진해온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계획이 끝내 무산됐다. 사업전략 수립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양측이 원칙과 방식 등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탓이다.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 측은 장기간 논의 끝에 디지털 손보사 설립 추진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삼성화재와 카카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9월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예비인가를 준비해왔다.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갖고 삼성화재와 카카오가 전략적 동반자로 참여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이들은 준비 과정에서 세부 사항을 놓고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서 충돌을 빚은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출시가 그 중 하나다. 삼성화재는 합작사가 자동차보험을 판매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반면, 카카오 측은 이를 출시해야만 시장 내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온라인 판매 비중이 60%를 웃돌아 합작사와 경쟁 관계에 놓일 수 있었다.

결국 삼성화재를 놓친 카카오와 카카오페이는 독자적으로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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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들은 디지털 손보사 설립 중단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유지하기로 했다. 실제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는 지난 25일 포괄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페이 간편보험 메뉴에 삼성화재의 생활밀착형 보험 종류를 확대할 예정이다. 보험 안내장과 증권 발송 등 카카오 생태계를 활용한 서비스 협업도 강화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양사 모두 신설 법인이 내놓을 생활밀착형 보험이 기존 상품과 차별화되고 안정적인 수익이 담보돼야 한다는 대원칙엔 공감했지만 세부 사항엔 이견을 보였다"면서 "비록 합작사 설립은 무산됐지만 간편 보험 등 사업에서 카카오 측과의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