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카테크] 쏘렌토 ADAS 자동조향 시간이 짧아진 이유

현대차그룹 "신규 법규 대응 위한 선제적 조치"

카테크입력 :2020/03/29 11:11    수정: 2020/03/29 11:29

4세대 쏘렌토 등 지난해 연말부터 현재까지 출시된 현대기아차 주요 신차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자동 조향 시간이 과거 모델보다 짧아졌다.

예전에는 스티어링 휠(핸들)을 잡고 있던 손을 떼도 평균 1분 정도 차가 알아서 스티어링 휠을 조향할 수 있었다. 특히 도로가 소통 원활할 경우 차 스스로 5분이나 넘게 알아서 조향이 가능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HDA 기능이 실행중인 기아차 4세대 쏘렌토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지디넷코리아는 최근 출시된 현대차 더 뉴 그랜저, 제네시스 GV80, 기아차 4세대 쏘렌토가 얼마나 오래동안 자동조향을 진행하는지 살펴봤다. 주로 고속도로 주행보조(HDA)를 작동시킨 다음 스티어링 휠을 잡던 손을 떼는 방식이다.

세 차종 모두 손을 뗀 후 약 13초~15초 이후에 ‘핸들을 잡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클러스터 화면에 띄웠다. 이 때는 아무 경고음이 나지 않는다. 만약 운전자가 이후 약 10초동안 스티어링 휠을 다시 잡지 않으면 ‘핸들을 잡으십시오’ 경고 메시지 재등장과 함께 경고음이 나오는 2차 경고가 나온다.

4세대 쏘렌토의 ADAS 테스트 영상은 지디넷코리아 유튜브와 네이버 TV 채널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만약 2차 경고까지 운전자가 무시하면 어떻게 될까. 현대기아차는 이 때 핵심 사양인 차로유지보조(LFA)를 해제시킨다. 60km/h 이상 주행 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이탈방지보조(LKA)를 작동이 유지되지만 경고가 나기 전보다 더 불안한 주행으로 이어지게 되고, 사고 확률이 더 높아진다.

결국 4세대 쏘렌토 등 현대기아차 주요 신차의 ADAS는 이전 차종보다 더 보수적인 성격으로 세팅이 됐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보수적인 시스템 설정은 나름 이유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자사 블로그에 신규 법규 대응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블로그에 “2019년 4월 유럽에서 핸즈오프 경고 시점에 대한 법규가 만들어 졌고 조만간 국내도 이러한 법규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핸즈오프는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던 손을 떼는 행동을 의미한다.

제네시스 GV80 헤드업디스플레이 화면, 자동차선변경 가능한 HDA2 실행화면 등이 담겨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그룹은 ADAS 관련 국내 법규가 내년부터 적용된다고 전했다. 15초간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으면 차량 스스로 경고를 울려야 하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뗀지 30초가 지나면 경고메시지와 경고음까지 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같은 차종이라 하더라도 생산 연도에 따라 HDA와 같은 편의 기능의 작동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가 지금까지 내놓은 ADAS 기술들은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기술 수준 2단계에 해당된다. 운전자가 반드시 전방을 주시하고 돌발 상황에 따라 수동 운전을 대비해야 하는 것이 2단계의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이 언급한 ADAS 관련 법규는 2단계에 수준 구현 기술이 적용된 차량에만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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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오는 7월부터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차 구매가 가능하다는 계획을 지난 1월 5일 밝힌바 있다.

국토부는 여기서 “지정된 작동 영역 안에서는 자율차의 책임 아래 손을 떼고도 지속적인 차로유지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여기서 지정된 작동 영역은 고속도로만 해당될 것으로 보이며, 간선도로 이하급 주행에서는 정부의 새로운 법규가 적용되는 주행보조 기술이 구현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