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모듈 시장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LG이노텍은 애플 효과로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된 실적 기록이 확실시 된다.
27일 대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실적으로 삼성전기가 매출 2조314억원·영업이익 1천536억원을, LG이노텍이 매출 1조6천490억원·영업이익 8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1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치)와 비교해 삼성전기는 기대치 수준을, LG이노텍은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에프앤가이드는 1분기 실적 컨센서스로 삼성전기가 매출 2조341억원·영업이익 1천547억원을, LG이노텍이 매출 1조6천945억원·영업이익 442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양사의 1분기 실적 선방은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전방 산업이 위축되는 가운데 고성능·고부가 제품의 판매확대를 통해 후방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20 시리즈'의 경우, 당초 예상보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0 울트라' 판매가 두드러지면서 삼성전기(갤럭시S20 울트라용 1억800만 화소 카메라 모듈 공급)가 수혜를 입었다.
LG이노텍의 경우, 애플향 제품으로 광학식 손떨림 방지(Optical Image Stabilizer) 카메라 모듈과 3D 센싱 모듈인 ToF(Time of Flight·비행시간 거리측정) 카메라 모듈 효과를 봤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내 스마트폰 수요 감소, 일부 제품에서의 생산 차질로 매출 둔화를 우려했으나 양호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카메라 모듈의 생산 차질은 미미했으며, 고화소급 카메라모듈 비중이 증가해 믹스 효과로 마진율은 선전했다. 반도체 기판은 제품 사양 상향 및 공급능력 한계로 반사이익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또 "LG이노텍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광학솔루션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부각됐으나 전략고객사(애플)의 신모델 생산이 3월에 진행, 가동율 개선과 믹스 효과로 감소 폭은 예상대비 완화됐다"며 "1분기 광학솔루션 중심의 환율 효과 극대화, 지난해 진행된 사업구조 효율화(HDI 사업 중단, LED 비경쟁력 분야 축소로 고정비 부담 감소) 및 패키징(FC CSP, SiP 등)의 경쟁 완화, 믹스 효과 지속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연간으로도 양사가 예년 대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기가 작년 대비 각각 3.17%, 3.41% 증가한 매출 8조2천960억원, 영업이익 7천5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LG이노텍은 전년 대비 각각 8.95%, 36.97% 늘어난 매출 9조450억원, 영업이익 5천52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 전망치다. 이 같은 전망은 양사가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갖춰 주요 거래선에서 차지하는 공급비중이 높고, 주요 생산기지가 한국과 베트남에 위치하고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타격도 덜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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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최근 삼성전자는 내부회의를 통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의 출시전략을 소비 심리 영향이 적은 고성능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인 수요 침체가 나타나고 있지만, 고가 시장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한 만큼 주요 공급업체들은 그나마 안정적으로 수익 기반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실제 코로나19 속에도 갤럭시Z플립과 갤럭시S20 울트라는 예상보다 높은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