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제조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29부 - 자율 시스템 추진 제안

전문가 칼럼입력 :2020/03/26 14:35    수정: 2020/03/28 18:16

배유석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배유석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독일에서 자율시스템 추진 제안에 대한 최종 결과보고서(제목 : Fachforum Autonome systeme - Chancen und Risiken fuer Wirtschaft, Wissenschaft und Gesellschaft/전문 포럼 자율 시스템 - 재계, 학계 및 사회를 위한 기회 및 위험)가 2017년3월에 독일공학한림원인 acatech와 정부 자문기구인 Hightech Forum에 의해 발표되었다(이를 acatech의 민간부문 회장인 Kagermann은 2017년 발표자료에서 독일의 DX 전략 프로젝트 III로 칭한다). 이는 2011년에 인더스트리 4.0(전략 프로젝트 I) 및 2012년에 스마트 서비스 벨트(전략 프로젝트 II)를 추진한다고 발표한 이후에 추진된 것이다. 자율시스템 추진 제안 프로젝트는 2015년에 시작되어, 2016년4월에 중간보고서 그리고 2017년 3월에 최종 결과보고서가 발표된 것이다. 이번 [29부]부터는 이 결과보고서를 기반으로 독일의 자율 시스템 추진 제안에 대해 소개한다. 자율 시스템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독일에 발표된 내용에는 제조업, 도로 및 철도 교통, 스마트 홈, 인간에게 위험한 환경 등에서의 자율 시스템의 활용에 대해 소개했고, 모든 분야에서의 자율 시스템 활용에 대해 총체적인 조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여기서는 지면상의 제약 및 본 연재에서 집중하고자 하는 주제로 인해 제조에 대한 부분만 간략히 소개한다.[편집자주]


인더스트리 4.0(Industrie 4.0)이 스마트 팩토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스마트 서비스 벨트(Smart Service Welt)는 제조 기반 서비스, 즉 스마트 팩토리에서 활용되는 기계·설비를 빌려주는 임대와 유지·보수를 포함하는 개념이었다. 이는 수동적이었던 기존 서비스와 달리 선제적(preemptive)이며 고객 맞춤형인 서비스를 창출한다. 하지만 두 번째 전략 공개로부터 2년이 지난 2017년에 독일은 기존 전략에 "자율 시스템(Autonomous system)"이라는 세 번째 전략을 추가로 발표했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 발달에 힘입어 상기한 인더스트리 4.0 및 스마트 서비스 분야의 다양한 시스템이 인간의 개입 없이 독자적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게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자율 시스템 전문 포럼은 [그림 1]과 같은 4가지 적용 분야에 집중했다 :

- 제조업

- 도로 및 철도 교통

- 스마트 홈

- 인간에게 위험한 환경

[그림 1] 자율 시스템 전문 포럼의 이노베이션 지도. (출처=Innovationslandkarte InnoZ)

자율 주행 차량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에게 독립적으로 이동할 기회를 제공한다. 스스로 전기와 열을 관리하는 스마트 홈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며, 고령화되어가는 사회에서 안전한 어시스턴트 및 요양을 위한 기반으로 작동한다. 한편 해저나 원자력 발전소처럼 인간에게 위험한 환경에는 자율 로봇이 인간 대신 진입하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한다. 제조업에서는 고도로 유연하며 자동화된 제조 공정을 통해 제조 효율성을 높인다. 자율 시스템은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사회적 및 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여 보다 포용적인 사회를 가능하게 한다.

자율 시스템은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어시스턴트 시스템에서부터 여러 자동화 단계를 거쳐 완전 자율화까지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

- 원격 제어 시스템(remote-controlled (teleoperated) systems)

- 어시스턴트 시스템(assistance systems)

- 부분적인 업무만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자동화된 시스템(automated systems capable of independently performing certain subtasks)

- 자율 시스템(autonomous systems)

이들 단계를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인간에 의해 의식적으로 활용되는 원격 제어 시스템과 어시스턴트 시스템의 경우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발전한 자동화된 시스템은 사전에 명령받은 업무를 절차에 따라 수행할 수 있으나 그 결과를 이해하거나 스스로 절차를 변경할 수는 없다. 하나의 시스템이 인간의 개입 혹은 프로그래밍 변경을 요구하지 않고 유연하고 독립적으로 의사를 결정하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비로소 자율 시스템이라 표현된다. 자율 시스템은 센서를 통해 환경을 인식하고 사전에 자기 주도적으로 작동 계획을 수립하며, 신뢰 있게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이 있다.

오늘날의 제품 다양성, 상이한 제조 프로세스, 물류 사슬, 다양한 외부 조건 및 시장의 불확실성은 제조업에 있어 매우 복잡하고 네트워킹된 시스템을 만들었다. 따라서 디지털화와 자율 시스템은 인더스트리 4.0 관점의 고도로 유연한 자동화를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된다. 현재까지는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가 구현하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프로세스도 미래에는 인간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모든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기계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지원받는 형태로 제조의 중심에 있게 될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다양하며, 이는 시스템 설계로부터 시작하는데, 그 이유는 자율 시스템의 다학제적(multidisciplinary) 특성이 다양한 전문 분야의 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자율 시스템은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도입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전체 가치 사슬을 관통하는 디지털화와 네트워킹은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상호운용성 및 보안에 대한 요구사항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제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에서의 자율 시스템 도입은 매우 큰 성장 잠재력이 기대된다. 현재까지 관찰된 응용 사례로는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자율 시스템 도입이 있다.

- 주문 기반 제조(order-driven production)

- 적응형 공장(factories that are capable of adapting autonomously)

- 제조 환경에서 사용자 지원 제공(providing user support in the production environment)

이러한 자율 시스템을 위한 기술 기반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의 요구에 병행하여 발전해왔다. 학계와 업계 간의 긴밀한 조정에 따라 제안된 참조 아키텍처(Reference Architecture) 초안은 센서(sensors), 자체 조율(Self-regulation) 및 구동장치(Actuators)와 같은 자율 시스템의 세 가지 주요 구성요소에 집중한다([그림 2] 참조).

그리고 이것들은 항상 인간의 통제 하에 있어야 한다. 또한,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통신은 인간, 자동화 시스템 그리고 그들 환경 간의 상호작용 및 협업을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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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자율 시스템 참조 아키텍처 개요. (출처=DFKI)

자율 시스템의 유연성은 이제까지와는 달리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별도의 조정 없이 제조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소량 맞춤형 제조를 가능하게 하여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제조 공장은 제조 효율을 높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독일은 이를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여 독일의 제조 산업 분야를 한층 더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자율 시스템 도입의 이점과 파급효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우리의 환경에 적합하게 자율 시스템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경기도 반월시화공단에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자율 시스템을 일부 공정에 활용 중인 몇몇 공장들이 있다. 이 공장에서의 활용 실정, 효과, 작업자들의 수용도, 작업 효율성 등 여러 방면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우리의 실정에 맞게 자율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자율 주행 자동차 실용화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듯이, 공장에 자율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하는 것 또한 여러 사회적, 윤리적, 법률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과 기계 사이의 상호작용, 안전과 보안 수준, 법과 윤리의 문제 등을 잘 이해하고 적용한다면 큰 마찰 없이 수용되어 활용도 높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Fachforum Autonome systeme - Chancen und Risiken fuer Wirtschaft, Wissenschaft und Gesellschaft/전문 포럼 자율 시스템 - 재계, 학계 및 사회를 위한 기회 및 위험 요약본 초벌 번역 김은 제공)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배유석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현)한국산업기술대학교 컴퓨터공학부 * 지식기반기술에너지대학원 교수, 첨단제조혁신원 원장, 인공지능 기술사업화 연구소장. 경기반월시화스마트산단사업단 단장, 휴노테크놀러지 연구소장,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NIST 연구원을 역임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 공학사, 공학석사, KAIST 전자공학과 공학박사 학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