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제조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26부 - 독일의 Smart Service Welt 추진 현황

전문가 칼럼입력 :2020/03/04 13:07    수정: 2020/03/05 07:59

박희석,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지난 25부까지는 독일의 제조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1부 [그림 2] 참조)의 첫 번째 전략 프로젝트인 인더스트리 4.0 관련 내용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했다. 이번 주부터는 두 번째 전략 프로젝트인 스마트 서비스 벨트(Smart Service Welt)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편집자주]


독일에서는 스마트 서비스 벨트(Smart Service Welt, 여기서 Welt는 영어의 World에 해당하는 세계라는 의미)를 추진하기로 2012년에 결정했다. 이는 2011년에 인더스트리 4.0을 2010년부터 추진된 High-Tech Strategy 2020 실행계획의 일환으로 추진하기로 한 이후 바로 이어서 결정된 사항이다. 이 두 프로젝트는 모두 독일에서 추진되고 있는 제조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전략 프로젝트에 속한다.

스마트 서비스 벨트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2014년 3월에는 스마트 서비스 벨트 추진 방안에 대한 제안 초안(Acatech, 2014), 2015년 3월에는 스마트 서비스 벨트 추진 방안에 대한 제안 최종본(Acatech, 2015)이 발간되었다. 그 사이인 2014년 9월에는 독일연방정부에서 스마트 서비스 벨트 R&D 지원 프로그램(BMWi, 2014)을 그리고 이어서 2016년 10월에는 스마트 서비스 벨트 R&D 지원 프로그램 II(BMWi, 2016)를 발표하였다. 두 프로그램에서는 각각 약 5천만 유로가 투입되었다. ([그림 1] 참조).

[그림 1] 독일의 스마트 서비스 벨트 관련 정책 추진 현황.

이후 인더스트리 4.0 및 스마트 서비스 벨트 등 독일의 제조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프로젝트 추진 계획 수립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Acatech에서는 2016년 4월에 "스마트 서비스 벨트 :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 ? 제조업에서의 실무 경험: 모범 사례"(Acatech, 2016)를 발표하였고, 2017년 4월에는 추가로 "스마트 서비스 벨트 안내서 : 디지털 가치창출네트워크에서 스마트 서비스"(Acatech, 2017)를 발표하였으며 2018년에는 Accenture와 공동으로 스마트 서비스 벨트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과 무료 온라인 코스를 개설하여 스마트 서비스에 대한 개념 설명과 홍보를 지속하고 있다.

스마트 서비스에 대해서는 이미 2005년에 Harvard Business Review(HBR)를 통해 발표된 논문에서 논의된 바 있다. Allmendiger & Lombreglia가 공저한 이 논문에서 스마트 서비스는 제품과 함께 고객에게는 가치를, 기업에게는 비용 효율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제품 자체에 지능(Intelligence) 즉, 인지(Awareness) 기능과 연결(Connectivity) 기능이 있다면, 이를 통해 스마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부품의 실제 기능과 무관하게 정기적으로 부품을 교체하던 예방 보전(Preventive Maintenance)을 대신해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부품의 상태를 기반으로 부품을 교체하는 예지 정비(Predictive Maintenance)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해진다. 기존 서비스가 수동적(reactive) 또는 조금 더 나아가 예방적(proactive) 이라고 한다면, 스마트 서비스는 완전히 선제적(preemptive)이라고 하는 특성을 갖는다. 선제적이라고 하는 것은 실제 현실의 정보를 바탕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즉 현실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곧 발생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정보에 입각해서 선제적으로 행동을 취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이 이 모든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할 수 없으므로 스마트 서비스는 '기계에 의한 정보'에 의존한다. 스마트 서비스 환경에서는 순식간에 데이터를 읽고 다른 기계와 통신하고 데이터 상태에 따라 다른 기계를 통제하는 컴퓨터에 의존하게 된다. 인간은 이런 것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이와 같은 스마트 제품에 의해 기존에 단순히 제품 자체만을 팔던 것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묶어서 팔던지 혹은 신규 서비스 형태로 판매 방식이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기 압축기를 판매하는 대신 공기 압축기에서 나오는 공기를 판매하는 것과 같이 기계를 판매하는 대신 기계가 제공하는 기능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비슷한 사례로 롤스로이스 항공 엔진을 꼽을 수 있다. 롤스로이스는 단순히 항공기 엔진을 판매하는 것에서 지금은 많은 고객들과 "power-by-the-hour" 개념으로 계약을 맺고 있다. 즉, 고객(대부분 항공사)은 항공기 엔진이 제공하는 실제 출력을 구매하고, 롤스로이스는 자사의 항공기 엔진이 지속적으로 비행기를 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지보수를 포함한 모든 지원을 하는 것이다.

한편 전자상거래의 경우에도 기존의 전자상거래는 거래비용(정보 수집, 배포, 거래 처리 및 order fulfillment 비용 등)을 절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제품의 단순 거래 지원 서비스에 머물렀다면 스마트 서비스는 제품별로 고객의 니즈에 맞춘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Netflix나 Stitch Fix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영화나 옷을 고객 맞춤형으로 제안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스마트 서비스는 기존에 없던 신규 서비스를 창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에 해왔던 제품의 단순 판매와는 다른, 제품의 임대 서비스를 포함한 새로운 유형의 제품 또는 서비스 판매 방식의 창출이 가능하게 되고 제품별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스마트 서비스 및 스마트 서비스 벨트에서 데이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마트 제품은 제조 공장을 떠난 후에 인터넷으로 연결된다. 이용되는 동안 제조업체와 그리고 이용자 영역 내에서 많은 양의 데이터가 생성, 교환되며 빅데이터가 창출된다. 스마트 서비스 공급자는 이용자, 이용자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스마트 서비스 공급자는 많은 데이터(빅 데이터)를 지능적인 방식으로 연결시키고 (즉, 스마트 데이터화 하고), 스마트 서비스로 제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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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스마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Acatech은 새로운 형태의 협력이 디지털 인프라를 통해 가능하게 된다고 보고 3단계의 플랫폼으로 구성된다고 정의하고 있다. 즉, 제품들이 네트워크로 서로 연결되는 물리적 플랫폼(Networked Physical Platform), 그리고 여기서 생성된 데이터가 통합되고 추가로 처리되는 소프트웨어 정의 플랫폼(Software Defined Platform),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 서비스로 제공되는 서비스 플랫폼(Service Platform)이 그것이다. GE의 Predix, Siemens의 Mindsphere 등은 이러한 플랫폼의 구체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독일이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하는 스마트 서비스 벨트 활동의 목적은 제조 기반 스마트 서비스 및 스마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분야에서 독일 기업들이 선두주자가 되도록 지원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 2] 참조). 그러나 스마트 서비스의 개념은 제조업 이외에도 유통, 물류, 금융 등 훨씬 더 광범위한 분야에서 우리 사회에 보급,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우리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림 2] 독일의 스마트 서비스 벨트 비전. (사진=Siemens 2014)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희석 (現) 뮤로컨설팅 대표

㈜LS 전략기획부문장, LS니꼬동제련 성장사업부문장, LS글로벌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경영과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현) 스마트제조혁신포럼(SMIF) 사무총장, 울산과기원(UNIST) 겸임교수. SAP 코리아 상무, 독일 프라운호퍼 포커스 연구소Fraunhofer FOKUS 한국 대표, 삼일회계법인/PWC 상무, 카이스트 소프트웨어대학원 초빙교수, 독일 뮌스터대학교 객원연구원, 한국정보사회진흥원 IT성과관리단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초빙연구원을 역임했다.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주요 저서로는 'Enterprise Solution', '이제 SAP ERP로 성공을 열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