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국내외 여러 거래소와 주문 장부(오더북)을 공유해 유동성을 높인 새로운 형태의 통합거래소 설립을 추진한다. 통합거래소 운영에 있어 명확한 규제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부산에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부산시에 따르면 빗썸코리아는 부산 블록체인규제자유특구에 통합거래소 사업 자회사 'GCX얼라이언스'를 설립·운영하겠다는 내용의 사업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빗썸은 GCX얼라이언스를 "각 거래소와 유동성을 공유하고 자산을 안전하게 예탁하는 글로벌 통합거래소"라고 소개하고 있다.
빗썸은 GCX얼라이언스를 통해 회원사끼리 오더북을 공유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상장, 거래, 자산관리에 있어 협력해 암호화폐 시장 표준을 만들어 간다는 구상이다. 또 청산결제와 커스터디(자산 수탁) 서비스도 통합거래소에 결합해 원스톱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빗썸이 GCX얼라이언스를 부산에 설립하려는 이유는 규제 명확성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를 확보해야 가능한 사업인데, 규제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파트너 확보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커스터디 서비스는 안전한 자산 거래를 담보하기 위한 필수 금융인프라이지만, 아직 국내에선 암호화폐 커스터디 서비스의 운영이 가능한지에 대한 규정도 명확히 없다.
규제자유특구는 신기술 기반 사업에 대해 각종 규제를 유예·면제해 주도록 지정한 구역으로, 부산시는 지난해 7월 블록체인 규자제유특구로 선정됐다. 이미 1차로 ▲미래형 물류체계 구축 ▲스마트투어 플랫폼 구축 ▲공공안전 영상제보 및 데이터 거래 플랫폼 구축 ▲디지털 바우처 발행 등 4가지의 실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빗썸이 실제 부산에 GCX얼라이언스 설립하려면, 부산시와 중기부의 사업자 선정 과정을 차례로 밟아야 한다. 선정 여부는 올해 상반기 쯤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와 부산시 관계자는 "이제 사업자 신청서를 낸 단계로 부산시의 사업자 선정 검토가 2월 쯤 마무리될 예정이고 이후 중기부 검토 후 선정이 확정되려면 상반기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차 사업자 선정 때 신청서를 냈던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모두 탈락해, 빗썸의 통합거래소 사업도 선정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하지만,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법제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산시 블록체인기획단 관계자는 특구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암호화폐 거래소 법제화 내용을 담은) 특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거래소에 대한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생기게 될 것"이라며 "부산시 내에서는 어느정도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특구에서 거래소 사업도 가능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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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기부는 지난 9월 규제자유특구 투자 유치 성과를 발표하면서 "빗썸이 부산 특구에 100억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하지만 아직 사업자로 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발표 내용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중기부 관계자도 "빗썸이 부산 규제자유특구 기업으로 선정될 경우 투자할 의사가 있다는 정도의 의견을 전달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