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새 주인 찾기 또다시 원점으로...세금폭탄 여파

비덴트 "800억대 세금 부과 몰랐다"...주식 매매계약 취소 소송 진행

컴퓨팅입력 :2020/01/02 15:32    수정: 2020/01/02 21:53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새 주인 찾기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빗썸코리아 지주사 빗썸홀딩스 지분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섰던 비덴트가 "빗썸에 800억원대 세금이 부과된 사실을 몰랐다"며 주식 매매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나섰다.

비덴트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빗썸홀딩스 주식 양수 계약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2일 확인됐다.

비덴트 관계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을 통해 '계약 취소'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며 "현재 인지대 부담 등 실무적으로 들어간 비용인 200억원에 대해서 먼저 소송을 진행하고 추후 빗썸홀딩스 주식 2천324주에 대한 매매 대금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빗썸홀딩스의 실질적 지배주주 이정훈 씨를 상대로 이뤄진다. 비덴트는 27일 공시를 통해 BTHMB와 빗썸홀딩스 주식 매매계약을 맺고, 그 대금을 빗썸홀딩스 실질적 지배주주 이정훈 씨에게 지급했다고 밝혔다.

비덴트가 빗썸홀딩스 주식 매매계약 취소 소송을 내면서, 빗썸 새 주인 찾기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비덴트는 김재욱 전 빗썸 대표가 현재 대표로 있는 방송용 디스플레이 업체다. 비덴트가 빗썸 경영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빗썸홀딩스 지분 확보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다. 2018년 10월 빗썸홀딩스 지분 51%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던 BTHMB홀딩스가 결국 잔금을 납입하지 못하고 취득했던 지분을 돌려놓자, 비덴트가 그중 2천324주를 약 1천150억원에 사들였다.

비덴트는 이번 양수 계약으로 취득한 주식에 원래 가지고 있던 것까지 합쳐 총 3천424(34.2%)주를 보유하게 됐다. 경영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위치를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비덴트는 주식 양수를 마무리하고 약 한 달 만에 '매매 계약 취소'를 결정했다. 뒤늦게 국세청이 빗썸에 803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부과한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비덴트 관계자는 "주식 매매 거래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국세청 세금 부과)를 숨긴 것을 알지 못했다"며 "세금 부과 사실을 알았다면 한 주당 가격을 더 싸게 샀거나 안 샀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비덴트가 이미 빗썸코리아 지분을 10% 가량 가지고 있는 주요 주주임에도 세금부과 사실을 몰랐다는 게 비덴트 측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빗썸코리아는 2018년 감사보고서에도 관련 내용을 넣지 않았다"며 "우리가 10%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실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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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 11월 22일자로 비덴트가 1천150억원의 대금을 지급하고, 주식을 양수 받았기 때문에 이번 소송은 '계약 취소 및 매매대금 반환' 소송으로 진행된다.

한편, 소송결과에 따라 2천324주 매매 계약이 취소되면 비덴트의 빗썸홀딩스 지분은 11%로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