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2020년초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서울 리전을 개설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4월 미국의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컨퍼런스에서 공식 발표된 계획이다. 공식 발표 이전에도 국내에 GCP 리전이 마련될 것이란 관측은 있었다. 그만큼 GCP 한국 리전의 존재 여부가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주요 관심사였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여정을 시작하려는 한국 기업들에게 물리적으로 국내에 위치한 클라우드 리전 유무가 중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해당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동시에 한국의 규제환경에 들어맞는 IT환경을 구축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다. 둘째는 업종이나 비즈니스 요구에 알맞은 안정성, 신뢰성, 성능과 속도 등 조건이 다른 범주보다 엄격한 '미션 크리티컬' 워크로드를 실행하기 위해서다.
이지영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총괄은 "구글 클라우드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반드시 국내 리전을 이용해야 하는 니즈가 없는 고객은 이미 다른 지역의 GCP 리전을 활용해 왔다"면서 "자체 데이터센터와의 연계를 위해 그 쪽에 인접한 클라우드 리전을 이용하려는 고객, 이커머스 업종과 같이 소비자 데이터를 보유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규제 대응 차원에서 국내 리전 개설을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글 클라우드는 산업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솔루션을 고객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으로 리테일, 헬스케어, 금융, 통신,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공공, 여섯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서울 리전 개설 이후 한국에선 전통적으로 기반이 탄탄한 제조, 클라우드와 친화성이 있는 게이밍, 클라우드 전환이 활발해지고 있는 리테일 등이 적극적으로 접근할 영역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구글 클라우드는 최근 수년 사이에 기업들이 요구하는 미션 크리티컬 워크로드 지원, 엔터프라이즈 수준의 보안성, 보안 컴플라이언스 이슈 대응 등의 활동을 신중하게 진행해 왔다. 이 활동은 지난 2018년 11월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엔터프라이즈 IT솔루션 업계의 베테랑, 토머스 쿠리언의 지휘를 따르면서 좀 더 기업 요구와 시장 흐름에 민감하고 신속해졌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 SAP ERP부터 각종 VM웨어 가상화 비즈니스 앱·DBMS도 품는다
우선 구글 클라우드는 GCP에서 전사적 자원 관리(ERP)나 다른 핵심 업무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이를 위한 고성능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GCP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영역에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구글 클라우드는 그 일환으로 SAP 넷위버(NetWeaver), 비즈니스원(Business One), HANA, ASE, 맥스DB(MaxDB), SAP용 IBM DB2 구성 및 설정 가이드를 제공한다.
SAP 고객이 기존 라이선스를 사용하면서 인프라를 GCP 환경으로 이전하는 'BYOL' 모델로 S/4HANA를 배포할 수도 있다. 또는, GCP에서 인증된 SAP 애플리케이션 또는 HANA DBMS를 새로 구성하거나, 기존 온프레미스 영역의 투자를 보호하면서 GCP 서비스 브로커를 사용해 'SAP 클라우드 플랫폼'의 클라우드 파운드리 환경에서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에 간소화한 GCP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핵심업무 성격을 띠는 비즈니스 워크로드를 자체 IT인프라에 VM웨어 가상화 플랫폼 기반으로 구축한 기업들이 많다. 이 VM웨어 인프라를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 그대로 구성하고 운영하려는 수요가 존재한다. 구글 클라우드는 11월 19일 발표한 '클라우드심플(CloudSimple)' 인수를 통해 이 시장에 대응을 예고했다. 회사측은 클라우드심플을 인수함으로써 기업 고객에게 그들의 IT를 현대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솔루션 스위트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속적으로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리치 산지 구글 클라우드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클라우드심플 인수 소식을 밝힌 공식 블로그를 통해 "많은 기업이 ERP와 CRM같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오라클과 SQL서버같은 데이터베이스, 개발 및 테스트 환경, 가상데스크톱, 리포팅 및 애널리틱스 시스템 등 다양한 워크로드를 구동하기 위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VM웨어를 사용한다"며 "고객들로부터 IT현대화 일환으로 이런 워크로드를 클라우드로 옮길 간단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얘길 자주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와 클라우드심플의 기존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들은 그들의 VM웨어 워크로드를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에서 구글 클라우드 VM웨어 솔루션 by 클라우드심플(Google Cloud VMware Solution by CloudSimple)로 곧장 이전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새 VM웨어 워크로드를 생성할 수도 있다"면서 "이들의 앱은 성능, 유연성, 핵심 클라우드 서비스 및 기술과의 통합과 같은 클라우드의 모든 이점을 누리면서 온프레미스에서와 동일하게 구동된다"고 덧붙였다.
기업이 미션 크리티컬 워크로드를 직접 관리하던 온프레미스 영역에서 GCP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영역으로 이전하면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하드웨어 인프라 수준의 보안 이점도 얻는다. 구글은 해킹 공격과 펌웨어 조작을 통한 데이터 훼손 및 손실을 막기 위해, 서버 메인보드와 네트워크카드에 자체 제작한 하드웨어 보안 칩을 탑재했다. 지난 2017년 3월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에서 처음 소개된 '타이탄'이다.
또 구글 클라우드는 기업 사용자가 별도 선택하지 않아도 기본값으로 암호화를 적용해 데이터를 저장한다. 이는 암호화를 적용하지 않는 정책을 기본값으로 두고 사용자가 암호화 옵션을 쓸 때 일정한 성능 저하를 감수하라고 안내하는 다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대비 큰 차이점이다. 이는 데이터 암·복호화로 인한 성능 불이익을 감안해도 타사와 경쟁할 수준이 된다는 구글 클라우드의 자신감으로도 해석된다.
현재 구글은 세계 각지 기업 사용자와 개발자들에게 '무료 등급(Free Tier) GCP'라는 이름으로 GCP 클라우드서비스의 체험 기회를 열어 놓고 있다. 무료 등급 GCP 서비스는 12개월동안 모든 GCP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는 300달러짜리 크레딧을 제공받는 '12개월 무료 체험판'과,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GCP 서비스 리소스에 제한된 접근 기회를 월별로 제공받는 '항상 무료' 체험 프로그램, 두 가지로 제공된다.
(바로가기 ☞ GCP Free Trial)
■ 퍼블릭클라우드 이점에 더해 온프레미스 이상의 엔드투엔드 보안과 안정성
구글 클라우드가 제시하는 GCP의 가치는 온프레미스 환경의 기술을 수용하는 것만이 아니다. 구글 클라우드 측은 기업이 전통적인 데이터센터에 이미 배포하고 익숙하게 다뤄 왔던 기술을 끌어안는 동시에, 변화하는 비즈니스 요구에 더 알맞은 현대적인 IT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더 나은 안정성, 신뢰성, 보안을 갖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자부한다.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양승도 커스터머 엔지니어링 총괄은 "구글 클라우드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데이터센터 설비 수준에서 다른 어떤 기업용 데이터센터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데이터센터 수준과 별개로 IT인프라의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에는 인적 오류(human error), 반도체나 장비 결함, 전기 문제, 자연재해, 어떤 이유에서든 아무리 노력해도 장애가 결국 생길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장애를 줄이고,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고, 애플리케이션을 되살릴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구글은 '사이트 릴라이어빌리티 엔지니어링(SRE)' 프로세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SRE는 IT인프라 장애 발생시에도 운영 중인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되살리거나 중단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실무 대응 활동을 가리키는 용어다. 애플리케이션 사용자에게 가능한 한 그 영향을 최소화하거나 애초에 장애가 발생했는지도 알아차리지 않도록 만드는 게 그 목표다. 구글은 G스위트나 유튜브같은 소비자 제품의 장애 대응 조치에 SRE를 만들어 활용해 왔고, 구글 클라우드 운영에도 적용하고 있다.
양승도 총괄은 "최근 모든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SRE를 도입해 시스템을 운영하고, 서비스에 어떻게 접목을 할 것인지도 많이 고민하고 있는데 엔터프라이즈 조직에서 대규모 SRE 수행을 검토시 막막할 수 있다"면서 "구글 클라우드는 SRE라는 활동의 실무 역량을 고객과 나누기 위해, 현장에서 필요한 스킬을 학습할 수 있는 고객 워크숍부터 PSO 오퍼링까지,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어떤 고객들은 서울 리전 오픈 초기 2~3개월간 시간을 두고 겪어 보면서 쓰는 게 좋지 않느냐고 말씀하더라"며 "하지만 우리는 리전 오픈을 위해 적어도 몇 개월에서 몇 년 간 준비를 하고 내부적으로 테스트, QA를 거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규 개설 리전의 안정성을 GCP 글로벌 스탠더드와 동일한 수준으로 준비하고, 모든 고객에 일제히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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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P 운영팀 안에 SRE팀은 고객이 알기 전에 대부분의 장애를 해결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는 파급이 있을만한 장애 발생시 고객 대상으로 사전 공지를 하거나, 서비스 대시보드를 통해 장애 상황, 조치 내역, 결과를 공개한다. 기업은 GCP 제품이나 서비스 도입 후 문제가 생겼을 때 기술 지원을 요청하면 된다. 구글 클라우드가 직접 대응해야 하는 영역일 경우, 한국어 소통이 가능한 기술지원팀이 지원한다.
이 기사는 구글 클라우드 후원으로 작성된 연재 기획의 일부분입니다. 앞서 게재된 기사 [⑤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시대를 마주한 구글의 자세], [④구글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을 현대화하다] [③구글표 AI 기술, 누구에게 어떻게 제공되나], [②구글 클라우드, 칩부터 라이브러리까지 AI 맞춤 설계], [①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한국 기업 시장에 손짓]을 먼저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