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나 개발자가 기본적으로 외부 도움을 받지 않고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개발해 활용하려면 기본적으로 IT개발 역량, 비즈니스 데이터, 데이터를 활용해 머신러닝(ML) 모델을 제작하고 학습시킬 AI 전문가, 세 가지를 갖춰야 한다. 모든 기업이 구글처럼 이런 조건을 충족할 수는 없다.
구글은 2016년 이세돌 9단과 대국을 치른 '알파고'로 자신들의 AI 기술력을 널리 알린 이래, 그 주요 AI 기술을 필요로 하는 외부 기업에 제공하는 활동도 병행해 왔다.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이라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구글 AI의 핵심 기반이자 보급 창구이기도 하다.
GCP의 구글 AI 기술은 AI 도입 의지가 있는 기업이나 개발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 가능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구글은 IT역량과 비즈니스 데이터가 있지만 AI 전문가가 없는 경우, 비즈니스 데이터가 있지만 AI 전문가가 부족하고 IT역량도 불충분한 경우, 아예 비즈니스 데이터가 없는 경우, 각각에 맞는 상품을 제공한다.
GCP를 활용 중인 한국 주요 업종별 기업 사례와 더불어 구글 AI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소개한다.
■ 비즈니스 데이터와 IT조직이 있지만 AI 전문가와 ML 인프라가 부족하다면
인기 소셜커머스 회사 위메프는 GCP의 AI 기술을 비즈니스 현장에 적극 채택하고 활용한 사례 중 하나다. 위메프는 GCP를 활용해 로그 데이터를 분석하고, 쇼핑몰 이용자 선호를 바탕으로 '위메프 픽'이란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하루 40GB 이상 쏟아지는 로그 데이터를 GCP의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웨어하우스(DW) 제품인 '빅쿼리(BigQuery)'에 쌓고, 하둡 및 스파크 클러스터 매니지드서비스 '데이터프록(DataProc)'과 클러스터 환경에 머신러닝(ML) 모델 추론 워크로드를 배포하는 '텐서플로서빙(TensorFlow Serving)'을 활용한다.
2019년 4월부터 위메프픽 큐레이션 영역에 사용되는 상품 추천 AI 시스템이 데이터프록과 텐서플로서빙을 통해 이용자 선호를 학습하고 예측 능력을 향상시키는 알고리즘을 탑재하고 있다. 위메프는 이를 통해 추천을 통한 노출, 클릭, 구매 로그를 빅쿼리에 실시간 저장하고 추천 성과를 모니터링하면서 알고리즘을 개선한 결과, 2019년 8월 기준으로 첫 출시 대비 70% 증가한 구매전환율을 기록했다. 2019년 8월부터는 구매자 상담 챗봇 '위메프톡'에 자연어이해 플랫폼 제품 '다이얼로그플로(Dialogflow)'를 통합해 단순문의 20%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다이얼로그플로는 시나리오기반 상담 방식으로 단순문의를 처리할 뿐아니라 시나리오에 해당하지 않는 대화형 질의 대응에도 쓰일 수 있다. 위메프는 다이얼로그플로 기반의 위메프톡을 상담사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소통채널로 확대하고 구매자에게 맞춤상품과 최저가를 제안하는 쇼핑 도우미로도 성장시킬 계획이다. 카드사 신한카드의 챗봇 '파니' 개발에도 구글의 다이얼로그플로가 활용됐다. 파니 역시 빈번한 문의 분야 응대를 수행하는 대화형 질의를 지원한다. 신한카드도 챗봇을 통한 개인화 서비스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커머스와 금융같은 일반 소비자 대상 업종의 대고객 업무뿐아니라 제조 업종의 생산 공정에도 GCP의 AI 기술을 활용 가능하다. LG CNS는 2019년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19' 컨퍼런스에 구글 본사 초청사로 참가해, 구글의 AI 이미지 판독 기술을 LG 계열사 제조공장 부품 불량 판정에 적용한 사례를 발표했다. LG CNS는 비전 검사용 AI 모델 제작 기간을 1주일에서 2시간까지 단축시키고, 판독 속도를 30배 높이고, 불량 판정률을 평균 6% 상승시켰다. 여기에 커스텀 ML모델 학습을 위한 'Auto ML'이 쓰였다.
GCP의 AI 기술 중 빅쿼리, 다이얼로그플로, Auto ML 등은 개발인력이나 조직을 둔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제품'이다. 자체 개발 역량을 갖춘 조직이라면 AI 전문 인력이 없더라도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데이터베이스(DB) 자료를 활용한 AI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게 해 준다.
■ 비즈니스 데이터는 있지만 자체 IT역량이 부족하다면
어떤 기업은 AI 시스템을 도입하길 원하지만 조직 내에 AI 전문가뿐아니라 자체 개발 역량마저 제한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GCP의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AI 전문 인력과 개발 역량 모두 부족한 조직을 위해 구글은 여러 제품을 묶어 구성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위메프나 신한카드가 자체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만든 챗봇의 역할 가운데 일부는 전통적인 상담창구(콘택트센터)를 대신하는 것이다. 두 조직은 다이얼로그플로 제품을 활용해 직접 챗봇이라는 상담창구를 구축하는 수고를 들였다. 음성전화 상담 방식을 통합 지원하려면, 텍스트와 음성을 연계하기 위해 스피치 관련 API같은 또다른 AI 기술을 추가 적용해야 한다. 자체 개발 역량이 필요한 부분이다.
자체 개발 역량이 부족한 기업이 GCP에서 제공하는 '콘택트센터AI(Contact Center AI)' 솔루션을 활용하면 비슷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콘택트센터AI와 같은 솔루션을 대고객 상담창구를 직접 운영하는 기업이 직접 도입할 수도 있지만, 상담업무를 아웃소싱한 기업을 고객사로 둔 전문 콘택트센터 운영업체가 도입할 수도 있다. 즉 GCP 솔루션은 특정 산업별 협력 파트너를 통해 일반 기업에 제공될 수 있다.
아예 AI 기술로 온라인 쇼핑몰의 개인화 추천 및 비주얼 제품 검색으로 상품 판매를 촉진할 수 있는 '리테일 솔루션(Retail Solution)'이 나와 있다. 이는 대규모로 개인화 상품 추천을 제공하는 '레커멘데이션 AI(Recommendation AI)'와, 이를 기업이 보유한 상품 이미지를 활용해 그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비전 프로덕트 서치(Vision Product Search)' 기술을 결합한 솔루션이다.
GCP가 제공하는 또다른 솔루션으로 '도큐먼트 언더스탠딩 AI(document Understanding AI)'도 있다. 이 솔루션은 기업이 구글 클라우드 환경에서 ML 기법으로 문서를 분석할 수 있도록 관련 제품을 결합한 상품이다. 디지털 및 물리적인 문서의 정보를 자동 분류, 추출, 보강하는 과정에 드는 수고를 덜어 준다. 문서 기반 업무 비중이 크고 규제준수가 핵심인 금융, 법률, 의료 등 산업의 효율을 높여 준다.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양승도 커스터머엔지니어링 총괄은 GCP의 AI 제품과 솔루션을 두고 "프로덕트(제품)는 기업이 활용하기 위해 다른 구성요소를 이것 저것 통합해 개발해야 하는 것이고, 솔루션은 그렇게 만드는 과정이 이미 돼 있는 것"이라면서 "단위 기술을 집약해 상품화한 것을 '프로덕트(제품)'라고 본다면, 솔루션은 몇 개의 프로덕트가 패키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전문가는 데이터로부터 모델을 만들고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 모델 학습을 시킬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며 "인터넷 비즈니스 회사나 대기업은 전문가를 직접 채용해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견기업은 자체 IT팀이 있고 비즈니스에 ML을 활용하고 싶지만, 막상 전문가를 뽑고 그 업무에 쓸 거대 인프라를 마련하긴 부담스럽다"며 "이 때 구글이 제공하는 프로덕트가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 개발 역량은 있지만 비즈니스 데이터가 부족하다면
GCP는 AI 전문가와 IT조직이 있는 기업이든, AI 전문가가 없지만 IT조직이 있는 기업이든, 자체 데이터로부터 ML모델을 만들어 활용한다는 접근 방식을 지원하기 위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아예 데이터가 없는 기업이나 개발자를 대상으로도 AI 기술을 제공한다. 구글이 직접 쌓은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해 학습시킨 모델의 동작 자체를 클라우드 서비스화한 것이다. GCP AI 기술 가운데 '내추럴랭귀지API(Natural Language API)'나 '클라우드 트랜슬레이션 API(Cloud Translation API)'처럼 명칭에 'API'가 따라붙는 서비스가 이런 유형이다.
API 서비스 형태의 AI 기술은 이미지, 텍스트, 음성 발화 등 일정 형태의 자료를 입력하면 그 결과로 각각 이미지 분류, 다른 언어로 번역된 결과 또는 문자가 음성으로 변환된 소리, 음성에서 인식된 언어 문자열 등을 알아서 반환하는 동작을 수행한다.
양 총괄은 "API 서비스는 구글이 수집한 데이터와 이미 보유한 기술을 녹여 모델을 학습시키고 데이터와 AI 전문가가 없는 회사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사용하는 경우 (IT조직이나 개발자가) ML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현재 구글은 세계 각지 기업 사용자와 개발자들에게 '무료 등급(Free Tier) GCP'라는 이름으로 GCP 클라우드서비스의 체험 기회를 열어 놓고 있다. 무료 등급 GCP 서비스는 12개월동안 모든 GCP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는 300달러짜리 크레딧을 제공받는 '12개월 무료 체험판'과,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GCP 서비스 리소스에 제한된 접근 기회를 월별로 제공받는 '항상 무료' 체험 프로그램, 두 가지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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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구글 클라우드 후원으로 작성된 연재 기획의 일부분입니다. 앞서 게재된 기사 [② 구글 클라우드, 칩부터 라이브러리까지 AI 맞춤 설계] [①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한국 기업 시장에 손짓]을 먼저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