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엔젤레스(미국)=권상희 기자] "데스크톱이 처음 도입된 1980년대에 일러스트는 종이 위주였지만 아이패드가 나온 뒤 판도가 바뀌었다. 모든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디지털 작업에 눈길을 주게 된 것이다. '어도비 프레스코'는 이러한 선견지명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윌 아이슬리 어도비 프로젝트 매니저는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어도비 맥스 2019' 연례 컨퍼런스에서 지디넷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어도비 프레스코는 드로잉 및 페인팅 전문 앱이다. 어도비는 지난 9월 아이패드용 드로잉 앱 어도비 프레스코를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프레스코 윈도 버전이 공개돼 마이크로소프트(MS) 서피스와 와콤 모바일 스튜디오 프로 일부에서도 프레스코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아이슬리 매니저는 "프레스코를 처음 만들 당시 프로들도 쓸 수 있을 만큼 막강하면서 입문자들도 손쉽게 쓰는 툴이 될 수 있도록 고려했다"며 "어도비는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에 혁신적인 변화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레스코의 가장 큰 특징 두 가지는 수채와 유채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생생한 라이브 브러시를 통해 자연스러운 드로잉이 가능하다는 것과 포토샵과 끊김 없는 동기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레스코는 래스터, 벡터 및 새로운 라이브 브러시를 결합했다. 인공지능(AI) 어도비 센세이를 기반으로 수채화 및 유화 라이브 브러시를 개발해 실제처럼 색이 혼합되고 번질 수 있도록 했다. 일부 포토샵 브러시와의 동기화도 가능하다.
이러한 기능은 센세이뿐 아니라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아이슬리 매니저는 "프레스코의 브러시 기능을 위해 수만 가지 이미지를 연구했으며, 이를 구현하는 데는 카일 웹스터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큰 역할을 했다"며 "센세이 기술과 웹스터의 협업으로 프레스코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카일 웹스터는 미국의 일러스트레이터 및 디자이너로, 어도비에서 수천 개의 고품질 디지털 브러시를 개발했다.
일각에서는 어도비가 드로잉에 특화된 앱을 내놓은 것이 시장에 비해 느렸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태블릿용 드로잉 툴로는 프리크리에이터가 이미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슬리 매니저는 이에 대해 "프레스코는 절대 후발주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수채 브러시와 유채 브러시 기능을 매우 강화했기 때문에 오히려 드로잉 툴로서는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레스코의 또 다른 차별점은 일러스트레이터 커뮤니티와 손을 잡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 이를 반영했다는 점이다. 아이슬리 매니저는 "프레스코의 차별점은 창작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실시간으로 반영한다는 것과 한 제품에 여러가지 툴을 병합한 기능을 넣었다는 것"이라며 "수채화와 유채 브러시를 이렇게 잘 다룰 수 있는 것은 어도비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어도비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이용을 위해 프레스코 적용 대상 제품군을 계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아이슬리 매니저는 "보다 많은 디바이스로 프레스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내년도 디바이스 확대 소식을 기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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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및 윈도용 프레스코 앱은 무료로 다운로드 및 사용이 가능하다. 보다 많은 기능과 브러시를 이용하고 싶다면 유료인 프리미엄 버전을 구매하면 된다.
현재 윈도용 어도비 프레스코가 적용되는 기기는 MS 서피스 프로 4·5·6, MS 서피스 북 1·2, MS 서피스 스튜디오 1·2, MS 서피스 고, 와콤 모바일스튜디오 프로 13인치와 16인치다. 윈도용 어도비 프레스코에서 지원되지 않는 아이패드용 프레스코의 일부 기능 또한 곧 지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