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7일 LG화학과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송전을 벌이는 SK이노베이션 본사·연구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LG화학이 지난 5월 경찰에 SK 측의 기술·인력유출 혐의 수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산업기술유출수사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 SK이노베이션 본사와 대전 대덕 기술혁신연구원을 압수수색하고,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 일부 직원들을 대면해 조사했다.
경찰의 수사 관련 보도 직후 LG화학은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등에 제소한 데 이어, 5월 초 서울지방경찰청에 형사고소하고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금번 수사를 통해 경쟁사의 위법한 불공정행위가 명백히 밝혀져 업계에서 사라지는 계기가 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가 배터리 산업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지난 4월 29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해외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 Battery America)'를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제소했다. 영업비밀 침해 금지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었다. 이어 ITC에는 SK이노베이션의 셀·팩·샘플 등의 미국 내 수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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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LG화학은 미국 특허당국에 소를 제기한 직후인 5월 초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SK이노베이션과 이 회사의 인사담당 직원 등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그로부터 4개월만에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것이다.
한편,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입장문을 내고 LG화학에 여론전 자제와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당부했다. SK 측은 "조속히 마무리 하지 못하고 분쟁이 계속되는 것에 대한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사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도 비공식적으로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해 왔고, 그 의지는 지금도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