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배터리 인력·기술유출 문제로 소송전을 벌이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최고경영자(CEO)들이 16일 전격 회동했다.
하지만 첫 회동인 만큼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다만 양사가 감정적으로 치닫는 여론전을 일단 멈추고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 문제를 통 크게 해결하기 위해 두 그룹의 총수가 전격적으로 회동하게 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의 모처에서 전격 회동했다.
이날 회동은 각사의 입장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LG화학은 "양사 CEO가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말 LG화학의 해외법인과 LG전자 등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배터리 기술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대화로 문제를 풀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LG화학이 전향적인 태도로 임하면 대화를 이어갈 의사가 있다는 것이었다.
LG화학도 대화에 응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LG 측이 제안한 CEO 회동에도 손해배상 방안을 논의하자는 조건이 붙었다.
이런 가운데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물밑에서 양사의 만남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업부 고위 관계자가 이날 회동에 동석하지는 않았다.
LG화학 관계자는 "양사 CEO의 첫 만남이 있기까지 산업부의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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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동으로 향후 양사의 대화가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양사의 입장차가 상당해 당장 합의에 이르긴 어려운 상황이지만, 상호 비방을 그치고 대화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 부회장과 김 사장이 앞으로 몇 차례 더 회동을 가진 후,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만나야 깊어진 갈등의 골을 대화로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