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SK이노, 여론전 그만두고 잘못 인정해야"

3일 입장문 내고 "사과한다면 최고경영진 대화 응할 것"

디지털경제입력 :2019/09/03 10:28    수정: 2019/09/03 10:29

전기차배터리를 두고 SK이노베이션과 소송 중인 LG화학이 3일 SK 측에 "본질을 호도하는 여론전을 그만두라"고 압박했다.

LG화학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경쟁사(SK이노베이션)의 당사 비방과 여론 호도 행위에 대해 의연하게 대처하고, 소송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 데 집중하려 했지만,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LG화학)

■ LG화학 "SK이노, 사과한다면 최고경영진 대화 응할 것"

LG화학은 "경쟁사 스스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본질을 호도하는 여론전을 그만두고 소송에만 성실하고 당당하게 임해 시시비비를 명확하게 가리길 촉구한다"며 "손해배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소송 당사자인 양사 최고경영진이 진행하는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배경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정황도 다시 한 번 설명했다. LG화학은 지난 4월 29일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한 바 있다.

LG화학은 "당사는 2017년 10월과 올해 4월 두 차례 경쟁사에 내용증명을 보내 핵심 인력에 대한 도를 넘은 채용 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경쟁사는 불과 2년만에 100명에 가까운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입사 지원자 서류.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 LG화학 직원의 정보가 기술돼 있다는 게 LG화학의 주장. (사진=LG화학)

또 "경쟁사는 채용 과정에 있어 경력직 공개채용 방식을 이용했다"면서 "다만 실질적으로는 헤드헌터(민간인력 소개업체)와 전직자를 통해 특정 분야의 인원을 타깃팅한 후 입사지원을 적극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의 주장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경력 입사 지원자들의 서류를 통해 LG화학의 주요 배터리 영업비밀을 수집한 의심을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입사지원 서류에서 2차전지 양산기술·핵심공정기술 등이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담겨 있는 것을 확인했고, 경력이직자들이 이직 전 회사 시스템에서 수백여건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를 저장하고 인쇄했다는 것이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CI. (사진=각 사)

■ SK이노에 '적반하장' '어불성설' 등 날선 비판

LG화학은 채용절차를 거쳐 입수한 지원서를 입사 뒤에는 파기했다는 SK이노베이션 측 입장에 대해서도 "경쟁사는 제소 직전까지도 부당한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며 "해당 문서들이 대단히 민감하고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해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LG화학은 "이러한 사실에도 경쟁사는 해외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국익 훼손, 기술 유출 우려 등 근거없는 주장을 계속해왔다"며 "이는 국제 사법기관의 신뢰성과 LG화학의 의도를 고의적으로 폄하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LG화학)

특히 LG화학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명백히 당사임에도 경쟁사는 당사 비방과 여론호도 등 '적반하장'격 행위를 통해 소송의 본질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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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그간 경쟁사는 선도업체인 당사의 기술과 영업비밀을 활용해 공격적인 수주활동을 벌여왔다"며 "경쟁사가 이러한 부당 행위를 저지른 것은 사익 추구를 위한 목적임이 명백함에도, 당사가 핵심기술과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제기한 정당한 소송을 '국익훼손'이라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LG화학은 "이번 소송의 본질은 30여년 동안 쌓아온 당사의 핵심기술 등 마땅히 지켜야 할 권리를 보호하고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는데 있다"며 "만약 경쟁사가 그들의 사익 추구를 위해 한 부당행위에 대해 국익훼손 프레임으로 호도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해외 경쟁사들도 이를 악용해 장기적으로 영업비밀 유출과 국가경쟁력 훼손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