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SK이노베이션 본사 등 압수수색

LG화학 車배터리 기술탈취 혐의…SK측 "사실관계 확인 중"

디지털경제입력 :2019/09/17 15:40

경찰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LG화학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술탈취 혐의 수사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산업기술유출수사팀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 SK이노베이션 본사와 대전 대덕 기술혁신연구원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 일부 직원들을 대면해 조사했다.

이번 수사는 LG화학이 지난 5월 산업기술유출 방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SK이노베이션 측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맞다"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인 사항이라 자세히 알려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 (사진=SK이노베이션)

LG화학은 앞서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로 제소한 직후 경찰에 형사고소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LG화학 측은 연구개발(R&D)·영업 등 전분야에서 76명 인력이 SK 측에 의도적으로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LG 측 주장을 부인하며 정면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지난달 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LG전자, LG화학 미국 법인을 자사 배터리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동시 제소했다. 이에 LG화학 측도 맞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며 또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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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 16일에는 양사 최고경영자(CEO)인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소송전 이후 처음으로 회동했지만 각사의 입장을 전달했을 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LG화학 측은 이날 경찰의 SK이노베이션 압수수색과 관련 "경찰에서 경쟁사 관련 구체적이고 상당한 범죄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한 결과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고, 그에 대한 검찰 및 법원에서도 압수수색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입장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