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두 차례에 걸쳐 출석 요구에 불응한 양승동 KBS 사장에 대한 청문회를 논의하기로 했다.
과방위는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라며 양승동 사장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고, 일부 야당 의원은 청문회를 넘어 KBS 사장을 해임 결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과방위는 19일 현안 보고를 위한 임시회를 개최했다. 최근 불거진 KBS 1TV 시사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에 대한 청와대 외압 의혹에 대해 질의하기 위한 자리다.
당초 과방위는 15일 방송통신위원회 업무 보고를 통해 KBS 외압 의혹에 대해 따져 물을 계획이었으나, 출석요구를 받은 양승동 사장이 불출석함에 따라 불발됐다. 이에 과방위는 이날 임시회를 앞두고 재차 출석을 요구했지만 끝내 양 사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KBS 측은 ▲사실 확인을 위해 공영방송 사장을 국회에 출석하게 하는 것이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저해하는 선례로 이어질 수 있고 ▲프로그램 편성 등 개별 사안을 원인으로 공영방송 사장이 국회에 출석한 전례가 없다는 점 등을 불출석 이유로 제시했다.
이에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국회 상임위를 무시하는 태도”라며 KBS를 비난했다. 특히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수위 높은 지적이 제기됐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KBS가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를 보면 전체적인 내용이 국회 과방위를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외압 세력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아주 파렴치한 발상”이라며 “문제에 대해 불법적인 요소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국회의 의무인데, 이를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외압이라고 한다면 국회를 넘어 국민에 대한 도발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도 “국회의 업무 보고를 위한 출석요구에 두 차례나 불출석을 통보하는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KBS 사장에 대한 청문회 개최를 강력히 촉구하며, 청문회와 별도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편안도 조속히 의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양 사장의 불출석에 유감을 표시했다. 앞서 김성수 의원은 지난 15일 업무 보고 당시 양 사장의 불출석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며 다소 우호적인 태도를 내비친 바 있으나, 이날은 태도를 바꿨다.
김성수 의원은 “(KBS에 대한) 외압 논란이야말로 방송의 자유와 독립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공영 방송 사장이 직접 국회에 출석해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양승동 사장의 불출석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문회 개최 등 이날 제기된 내용에 대해 여야 간사 간 성실하게 협의할 것”이라며 “지지부진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논의를 서두르자는 것에 대해서도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임시회 막바지에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KBS가 전날 방송한 뉴스 내용 중 일본 불매 관련 내용에 자유한국당 마크를 삽입하는 등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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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일본 불매 운동 뉴스에 자유한국당을 상징하는 마크를 넣어서 방송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의 소비가 있다”며 “공영방송이 나서 특정 정당을 공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뉴스 내용과 상관없는 (특정 정당의) 이미지를 삽입하는 것은 KBS가 총선에 개입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최연혜 의원은 “과방위 차원에서 국론 분열에 앞장서고 있는 KBS에 대해 사장 해임촉구 결의안을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