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한국에서도 클라우드 사업 전략의 무게추를 퍼블릭 클라우드 영역으로 옮겼다. 지난 5월 중순부터 조용히 가동에 들어간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 서울 리전 설립을 공식화하면서다. OCI는 오라클의 서비스형 인프라(IaaS)와 플랫폼(PaaS)과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상품이다. 이 시장에서 오라클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대비 후발 주자다.
이제 오라클은 기업의 데이터센터 기술 수요의 중심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으로 넘어갔음을 인정하고,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를 포함한 주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역량으로 OCI의 안정적인 성능과 가용성을 구현했다고 주장한다. 앞선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던 '미션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 운영 시나리오를 OCI의 '2세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온전히 뒷받침한다고 강조한다.
오라클 본사와 한국지사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진행된 OCI 서울리전 설립 간담회의 주요 메시지는 이렇게 요약된다. 오라클은 간담회에서 OCI 중심 관점을 반영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 본사 임원은 글로벌 사업 배경과 전략을, 탐 송 한국오라클 사장은 본사 전략에 따른 국내 시장에서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 오라클DB 미션크리티컬 데이터 관리 강점 클라우드로 연장
이날 탐 송 사장은 "오라클이 미션 크리티컬한 비즈니스 데이터를 관리해 온 역할에 기반해 제공하는 자율운영DB와 OCI의 국내 수요가 급증 추세"라며 "서울 리전 개소를 기점으로 일관된 높은 성능과 서비스 수준, 비용 효율성을 제공하고 앞으로도 데이터 중심의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환경으로 나아가는 여정에 필요한 수요를 충족해 혁신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톰슨 오라클 OCI 사업부문 부사장은 OCI가 인공지능 기반 애플리케이션, 머신러닝 통합 보안, 자동화 애널리틱스, 자율 관리·보안·복구를 포함한 자율운영DB 등 기술에 기반한 클라우드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또 OCI는 기존 업무를 이전하고 싶어하는 기업의 클라우드 요구사항에 맞춰 설계된 2세대 클라우드서비스로, 1세대 경쟁 서비스인 AWS와 MS 애저 대비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톰슨 부사장은 "여전히 기업 워크로드 80%가 온프레미스 환경에 남아있는데, 그 이유는 이런 일관된 성능과 온전한 보안을 요구하는 워크로드를 기존 1세대 클라우드로 이전하기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라면서 "오라클의 데이터 관리 역량을 핵심 근간으로 삼는 OCI는 일관된 성능과 예측 가능한 가격을 포함해 기업이 가장 원하는 수준으로 최적화해 설계하고 개발한 2세대 클라우드"라고 강조했다.
그는 OCI의 몇 가지 특징을 2세대 클라우드의 이점으로 내세웠다. 첫째는 기존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의 고가용성이었다. 둘째는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 관점에서의 단일 벤더 지원이었다. 셋째는 빠른 셀프서비스 프로비저닝과 유연하고 신속한 확장이었다. 이밖에 타사처럼 도커, 쿠버네티스 등 업계에 통용되고 있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개발환경 도구로 데브옵스 시나리오도 지원한다고 첨언했다.
■ 12개월 이내에 한국 OCI 제2 리전 설립 예고
오라클은 미국시간 기준으로 지난 5월 13일 OCI 서울 리전을 가동했다. 당시 OCI 서울 리전은 '가용성 도메인(availability domain)'이라 불리는 데이터센터 자원 단위를 하나만 지원했는데 이는 세 개가 표준인 미국, 영국, 독일 대비 적은 상태였다. 또 오토스케일링, 모니터링, 스트리밍, 보안 등 서비스 미지원 상태로 타 OCI 리전보다 기능이 제한돼 있었다.
오라클은 그리고 1개월 반 뒤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서 OCI 서울 리전 개소를 공식 밝혔다. 서울 리전을 가동 시점에 홍보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지난달 하순께 진행된 본사의 2019 회계연도 실적발표를 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심명종 한국오라클 전무의 설명에 따르면 이후 OCI 서울 리전에 가용성 도메인이 추가된 건 아니지만, 당시 미지원 상태였던 서비스 기능은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상태다.
오라클은 올해 말까지 인도 뭄바이, 호주 시드니 등 세계 19개 지역에, 향후 1년 이내에 한국 지역에 추가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예고했다. 국내에 추가될 데이터센터는 오라클의 두 번째 한국 OCI 리전이 된다. 오라클 측은 리전과 데이터센터 구성 관련 세부 내용에는 말을 아꼈지만 물리적 위치는 서울 바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의 두 번째 OCI 리전이 몇 개 가용성 도메인으로 구성될지 밝히지는 않았다.
탐 송 사장은 "두 번째 OCI 데이터센터는 재해복구(DR) 센터(역할을 할 수 있는 시설)로 서울에서 거리가 어느 정도 있는 쪽에 들어올 것"이라면서 "서울 리전과 두 번째 데이터센터 모두 보안상 문제로 물리적인 위치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의 구축 방식 문의에 "오라클이 전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운영을 맡고 있다"고 언급해, 기존 IDC의 상면임대 방식은 아님을 밝혔다.
■ 한국 OCI 고객사·협력사 현황 공개
톰슨 부사장은 OCI 서울 리전 데이터센터를 활용하고 있는 국내 기업 현황을 제시했다. KEB하나은행, SK스토아, 삼성유전체연구소, 티웨이항공, 서원유통, 미디어캐스트, 시너지21, 바스랩,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조선대학교, 인제대학교, 포이시스, 아트박스, 덱스터스튜디오, 네오스토어, 와이즈와이어즈, 애터미, 큰사람, 미디어캐스트 등이 서울 리전의 서비스를 채택했다.
한국오라클은 100개 이상 기업이 오라클 서울 리전을 통해 클라우드 이전 업무를 완료했거나 앞으로의 이전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국내 6천여개 기업이 분야별로 오라클 클라우드의 이점을 활용해 핵심 비즈니스 워크로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세계 175개국에서 43만개 기업이 오라클 솔루션을 사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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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은 클라우드 관련 협력사 지원과 투자 혜택 강화 차원으로 오라클 파트너 네트워크 프로그램의 교육, 마케팅 지원을 예고했다. 삼성SDS, LG CNS, 롯데정보통신은 OCI 서울 리전 사업 파트너로 소개됐다. 이들은 고객사에게 오라클 데이터센터 기반 사업협력, 자율운영DB 활용 가치를 포함한 클라우드 기반 혁신, 기업의 데이터 활용과 클라우드 전환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오라클은 협력사를 대상으로 OCI 인증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증프로그램은 오라클 글로벌전문가 팀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포함한다. 인증프로그램은 협력사가 오라클 클라우드 이해도와 역량을 높여 기업별 맞춤 컨설팅 서비스로 클라우드 이전업무를 지원하는 등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설명이다. 또 무료로 자율운영DB 체험 세션과 개발자와 학생 대상 일일 교육도 운영해 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