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클라우드, 국내 데이터센터 없어 불리하진 않다

"미션크리티컬 업무 클라우드로 이전, 아직 시작 안됐다"

컴퓨팅입력 :2017/08/23 13:46    수정: 2017/08/23 18:14

데이터베이스(DB) 강자 오라클이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오라클클라우드 브랜드로 2011년 PaaS와 SaaS, 2012년 IaaS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지난해(2016년) 그와 동일한 하드웨어를 기업 데이터센터에 두고 쓰게 하는 '오라클클라우드 앳 커스토머(OCC)'를 선보였다.

한국에도 '클라우드퍼스트' 메시지를 던졌다. DB뿐아니라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하드웨어의 클라우드 버전을 활용해 기업의 경쟁력과 미션크리티컬 업무용 IT의 비용효율을 높여 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엔 오라클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가동되지 않고 있다.

사용자가 국내 데이터센터를 두지 않은 클라우드를 사용하려면 인접한 국외 소재 데이터센터에 접속해야 한다. 데이터 소재를 국내로 제한하는 규제 준수, 빠른 네트워크 속도를 전제한 성능 및 안정성 보장, 2가지 측면에서 국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쓰는 것보다 불리하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나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보다 한국오라클이 고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이유다. 지난 21일 만난 한국오라클 임원이 이런 생각을 반박했다. 한국오라클 클라우드세일즈컨설팅 본부장인 강우진 전무의 주장이다.

"로컬 데이터센터가 없어서 국내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는(불리한) 건 아니다. 미션크리티컬 업무를 클라우드에 옮기지 못하는 여러 다른 이유가 있다. 타사 클라우드 가운데 7테라바이트(TB) 이상 데이터 크기를 받아들일 수 있는 곳이 없고, AWS나 MS는 RAC같은 고가용성 기능을 제공하지도 않는다. 온프레미스 DB처럼 개발 및 테스트를 위해 데이터마스킹 처리를 하지도 못한다. 노이지 네이버(편집자 주: noisy neighbor, 대역폭, 디스크I/O, CPU 등 자원을 과다점유해 타 사용자의 자원 사용을 방해하는 사용자를 가리킴)의 문제도 있고 보유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리지 못하게 하는 규제와 제약이 있다."

요약하면 이런 얘기다. 미션크리티컬 업무를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요건이 여럿 있는데, 국내 데이터센터를 둔 경쟁사 클라우드는 그걸 갖추지 않았다. 그걸 갖춘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가 한국에 없는 게 사실이지만, 이것 때문에 오라클 클라우드가 안 팔리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라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국내에 없는 것보다는 당연히 있는 게 낫지 않을까. 강 전무에게 회사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보유 지역 현황을 묻자 대략 20곳 정도라는 답이 돌아왔다. 인터넷서비스나 매니지드서비스 제공 파트너의 인프라는 제외다. 국내 사용자는 그중 일본, 호주, 미국, 시카고, 곧 론칭할 중국 등 지역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용도와 상황에 따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케아-링크드인 '데이터 수익화' 사례 소개

강 전무의 주장이 오라클 클라우드 서비스 전체 인프라의 일반적인 기대수준에 적용되는 얘기일지는 미지수다. 그의 발언은 오라클 본사의 데이터 통합 및 품질 제품 담당 임원 제프리 T. 폴락 부사장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나왔다. 폴락 부사장은 오라클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통합 솔루션 '프로세스 클라우드 서비스(PCS)'와 데이터 통합 솔루션 '골든게이트 클라우드서비스(GGCS)'의 특징, 이점, 활용사례를 제시했다.

제프리 T. 폴락 오라클 데이터 통합 및 품질 제품 담당 부사장

PCS는 애플리케이션 통합을 위한 오라클클라우드 기반 API 서비스다. 기업이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를 도입해 API 수준에서 데이터 자산을 통합 관리하게 해준다. 이를 도입한 기업으로 스웨덴 가구 제조 판매회사 이케아(IKEA) 사례가 소개됐다. 이케아는 여러 지역에 산재한 고객 데이터를 단일 뷰로 통합했다. 고객 쇼핑경험을 개선하고 구매결정을 돕기 위한 데이터 활용에 PCS를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GGCS는 데이터 통합을 위한 오라클클라우드 기반 API 서비스다. 약 1년 전 출시됐다. 타사 클라우드에서 GGCS 서비스를 사용하면 오라클 클라우드의 골든게이트 엔진에 접속, 과금이 이뤄지는 구조다. 온프레미스 데이터통합 솔루션 '골든게이트'의 클라우드 버전이다.

골든게이트 도입 회사로 구직채용정보서비스회사 링크드인(LinkedIn) 사례가 소개됐다. 링크드인은 구직 및 채용담당자를 위한 유료 서비스와 사이트 광고, 2가지 데이터기반 수익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체 데이터센터 4곳의 데이터 복제 인프라에 골든게이트를 활용했다.

■"타사DB·클라우드 사용 고객도 공략"

폴락 부사장은 이어 막 출시된 온프레미스용 골든게이트 새 버전의 개선점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업그레이드된 골든게이트12.3c 버전은 병렬처리 기술을 활용해 기존 5배 성능을 낸다. 새 버전은 오라클 및 타사 DB 및 클라우드 인프라와도 연결된다. 오라클DB용, MS SQL서버용, IBM 메인프레임 DB2/z용, AWS 키네시스, 엘라스틱서치, 카프카커넥트 등 빅데이터용 이 4종이 그에 대응한다.

그는 골든게이트와 GGCS, PCS같은 오라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와 도입사례를 소개하기에 앞서 "오라클은 애플리케이션, 애널리틱스, IT인프라, 3개 계층을 모두 사용해 기업이 데이터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자사 솔루션과 서비스를 기업이 미션크리티컬 업무에 적용해 데이터를 수익화하려는 시나리오에 적합하다는 메시지였다.

관련기사

오라클은 데이터통합 솔루션으로 타사DB나 클라우드와의 연계를 통한 저변확대를 꾀하는 분위기다. 데이터 기반 수익화와 클라우드의 유연성을 동시에 강조하는 오라클의 메시지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두지 않은 국내에도 온전히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강 전무는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국내 통신, 제조, 금융 등 업종별로 GGCS 사용 또는 골든게이트 온프레미스 버전과 혼용 사례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사용 비중은 온프레미스 쪽이 훨씬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션크리티컬 업무는 여전히 온프레미스가 많다"며 "그게 클라우드로 넘어가는 순간 골든게이트(시장 수요)도 클라우드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