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클라우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세운 걸로 확인됐다. 향후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모델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모든 종류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오라클은 13일(미국 현지시간)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서비스를 위한 한국 서울 리전(region)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관련 기술문서 정보에 따르면, 오라클 클라우드의 서울 리전 명칭은 'ap-seoul-1'이며 리전 키는 'ICN'이다.
14일 한국오라클 측에도 오라클 클라우드 서울 리전을 정식 운영하느냐고 문의했지만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미 본사가 공식 문서를 통해 밝히고 있는데 이같은 답을 내놓는 이유는 뭘까.
■ 제한된 서비스·가용성 도메인…서울 리전 가동 소식에 말 아끼는 이유
미국과 유럽에 소재한 리전에서와 동등한 수준의 온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어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는 상황으로 짐작된다. 현재 서울 리전 상황상 한국의 기업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나 규모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서울 리전은 여타 대륙의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 리전 대비 제공 가능한 서비스 종류나 물리적인 데이터센터의 가용성 범위가 제한받는 상태다.
오라클은 미국, 영국, 독일 리전을 세 개의 '가용성 도메인(availability domain)'으로 구성했다. 그런데 현재 서울 리전의 가용성 도메인은 하나 뿐이다. 즉 서울 리전 내에서는 여러 개의 가용성 도메인을 필요로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가용성 도메인은 하나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묶은 자원 단위다. 가용성 도메인끼리는 물리적 인프라를 공유하지 않고 격리돼 있다. 한 리전에서 여러 가용성 도메인이 제공될 경우, 그렇지 않은 리전에 비해 특정 데이터센터의 가용성 문제에 더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 한국 서울·일본 도쿄·캐나다 토론토 리전 유사한 상황…시장 전략에 주목
실제로 오라클 측은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가운데 서울 리전에서 아직 쓸 수 없는 서비스를 열거하고 있다. 향후 서울 리전에 '오토스케일링', '헬스체크', '모니터링', 알림', '스트리밍', '웹애플리케이션 가속', '보안'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지만, 현재는 미지원 상태다.
다만 서비스 구성이나 가용성 도메인의 수가 제한된 오라클 클라우드 리전은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다. 리전 키(명칭)가 'NRT(ap-tokyo-1)'인 일본 도쿄 리전이나 'YYZ(ca-toronto-1)'인 캐나다 토론토 리전이, 서울 리전처럼 하나의 가용성 도메인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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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이 국내 데이터센터를 두고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에 나설 것이라는 계획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지난해 2월 미국 뉴욕에서 '클라우드월드' 행사를 개최하면서 한국 포함 12개 리전 설립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를 염두에 둔 한국오라클도 올초부터 국내서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예고했다. 어쩌면 리전의 제한된 지원 서비스와 가용성 도메인을 확충할 시기가 아주 멀지는 않을 수도 있다. 오라클이 어떤 전략으로 국내 기업 시장에 접근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