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성공비화 밝힌 이해진...“日 지진 때 펑펑 울었다”

사업 '철수vs지속' 기로서 큰 부담...“버틴 건 팀 때문”

인터넷입력 :2019/06/18 18:40    수정: 2019/06/18 19:21

“일본 검색 사업은 철저히 실패했다. 라인이라는 메신저를 성공했던 건 사람, 팀의 힘 덕분이었다. 고생스러워 철수하고 싶기도 했지만, 같이 했던 팀들의 열정이 있어 그만두자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은둔형 기업가로 알려졌던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공개 무대에 올라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이루게 된 비화를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이해진 GIO는 18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와 한국경영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디지털 G2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대담은 국민대학교 김도현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라인은 네이버가 일본 시장에서 검색 서비스로 문을 두드리다 몇 번의 고배를 마신 끝에, 한참 만에 이룬 성과로 잘 알려져있다. 스마트폰 보급과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이 라인의 성공을 도왔지만, 네이버의 끈질긴 7전8기 글로벌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이에 이해진 GIO는 과거 일본에서 검색 서비스로 완전히 실패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그럼에도 일본 사업을 지원할 수 있었던 비결로 ‘사람’과 ‘팀’을 꼽았다. 10년 계란으로 바위치듯 도전했음에도 뚜렷한 성과가 없어 철수하고 싶었지만, 같이 했던 팀들의 열정 때문에 차마 그만두자는 말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팀들이 있어야 하고, 그런 팀이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사업은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정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운이 따라야 한다”면서도 “회사 정책의 투명성과 소신 있는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도 첨언했다.

이어 그는 라인이 탄생하기 직전인 2011년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 사고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일본에 지사를 둔 적지 않은 국내 기업들은 현지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 네이버도 마찬가지였다. 이해진 GIO도 당시를 회상하며 “압박감에 펑펑 울었다”는 표현을 썼다.

이 GIO는 “일본 대지진 당시 사업을 계속 해야 하는지, 직원들을 철수시켜야 하는지 고민이 들었다”면서 “직원들을 돌려보내면 지금까지 해왔던 (사업은) 실패고, 더 하자고 하면 큰 위험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 때 정말 회사에서 압박감에 펑펑 울었다”고 밝혔다.

이어 “성공해서 돈도 못 쓰고 죽을뻔한 거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의사결정해야 하는 압박감이 있었다”며 “결국 팀들과 얘기해서 안전과 가족을 위해 반은 돌아갔고, 반은 남았는데 남은 사람들이 만든 게 바로 라인이었다. 믿겨지지 않는 결과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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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그는 사업을 하면서 힘들 때 의지하는 인물로 ‘회사 사람들’을 꼽았다.

이해진 GIO는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더 많이 의지가 된다”면서 “일본에서는 같이 폭탄주 먹으면서 견뎠다. 회사가 커지게 되고 그런 면에서 어떻게 그 마음이 전달될 수 있을지, 이어갈 수 있을지가 새로운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