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중국)=손예술 기자] 내 기분을 읽어주고 상황에 맞춰 운전을 해주는 자동차가 있다면 어떨까. 만화 '꼬마자동차 붕붕'에서 봤던 상상을 현실화하는 곳이 있다. 바로 기아자동차다. 기아자동차는 11일부터 13일 중국 상하이 상하이국제박람회센터(SNIEC)에서 열리는 '씨이에스 아시아(CES ASIA) 2019'서 이 같은 기능을 탑재한 콘셉트 카 '리드 미(READ, Me·이하 리드)'를 전시해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12일 직접 기아의 컨셉트카 리드의 운전석에 앉아서 차별점과 구현 방식에 대해 설명을 들어봤다. 일단 기아자동차 부스에는 리드가 세 대 진열돼 있다. 두 대는 운전대와 기어 조절 장치·엑셀레이터·브레이크가 달려있지 않았다. 운전은 운전자가 아닌 컴퓨터가 하기 때문이다. 형태는 마치 캠핑카를 연상케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앞부분에 대형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모니터의 아랫 부분이나 윗 부분에는 센서가 설치됐다. 제스처를 읽는 센서와 사람의 표정을 인식해 기분을 탐지하는 센서다. 만약 운전자가 이 차를 타게 된다면 센서는 바로 운전자의 감정과 제스처를 캐치하고, 이에 맞는 동영상이나 음악·게임 등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율주행과 동시에 운전자 스스로 운전도 할 수 있는 리드는 더욱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차에 탑승하면 핸들 윗 부분과 차량 가운데 부분에 있는 센서를 통해 '운전자'임을 인식하게 해줘야 한다. 간단하게 손을 흔들어주면 자동차가 운전자를 반기고 시동을 걸게 한다.
핸들을 잡으면 손잡이 뒷 부분에는 센서가 달렸다. 심장박동을 탐지해 기분과 컨디션 상태를 살펴주는 것이다. 핸들 윗 부분에 부착된 센서는 표정을 감지해준다. 표정은 무표정·짜증·화남·기쁨·신남 등 5가지로 구분된다. 운전자가 엄청 기쁜 일이 있어 함박웃음을 지으면 자동차도 덩달아 기뻐한다. 내부의 조명을 마치 '클럽'에 온 것만큼 신나게 바꿔주며 음악도 기분따라 선곡해준다.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한 후 눈을 감으면 자동차는 곧장 운전자가 졸리다는 것을 알아챈다. 조명을 어둡게 하며 등받이도 편안하게 젖혀준다. 수면 모드로 전환된 것이다. 자동차의 주행은 가장 오른쪽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잠에서 깼다면 다시 조명도 의자 위치도 조절해준다. 운전을 끝내고 차량에 내릴 때 자동차는 '오늘 나와 함께여서 즐거웠니?' 라고 묻듯 운전을 하기 전과 운전을 마친 후 내 상황을 비교해준다.
관련기사
- "원천기술 없어도 IoT 잘쓰면 기술기업"2019.06.12
- "中스타트업 보면 현대차 미래 전략이 보인다"2019.06.12
- 화웨이 "지금이 기회…4분기 1위 목표는 연기"2019.06.12
- CES아시아 개막, 5G·AI·자율주행차 550개 기업 참여2019.06.12
기아자동차는 이 같은 감정에 소구하는 콘셉트 카가 더 많이 홍보될 수 있도록 입구에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성별·나이·기분을 인식하는 패널을 설치했다. 이 부스를 둘러본 중국 심천 출신 심화량(28·여)씨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며 "알아서 감정을 읽어주니 남자친구보다 더 낫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5회째를 맞이한 서 수많은 관람객을 이끌었던 전시장이 있다면 바로 각종 기술로 무장한 자동차를 꼽을 수 있다. 이번 CES ASIA에선 역대 최고 규모인 60개 자동차 브랜드가 참가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벤츠·아우디·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와 인공지능(AI) 칩·센서가 부착된 자동차들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연료 전기자동차를 선뵀고, 혼다는 공유 차량 시대를 맞이한 전기스쿠터 등을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