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 강경석 본부장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긴급토론회'에서 게임장애는 의료적 관점이 아닌 문화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강경석 본부장은 "게임은 소금이나 설탕처럼 많이 먹으면 유해하지만 적당히 먹으면 문제가 없는 물질과도 같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매년 청소년 12만 명을 대상으로 게임과몰입 실태조사를 하고 있는데 과몰입 비율은 전체의 3% 미만으로 확인된다. 그리고 이렇게 과몰입으로 진단된 청소년에 대해서는 가정이 먼저 해결에 나서야지 의료계가 먼저 나설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게임장애에 찬성하는 학부모 단체를 향해 자신의 자녀가 정신질환자 판정을 받아도 게임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찬성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아울러 "이번 WHO의 결정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교육적 낙인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게임장애 질병코드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안에 포함되면 10대 청소년 중 많은 수가 게임장애 판정을 받고 정신질환자라는 꼬리표를 얻게 된다. 한국처럼 닫힌 사회에서는 이런 꼬리표는 대학 진학이나 취업 시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오늘 긴급토론회에서는 한국게임산업협회 최승우 정책국장과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게임과몰입 힐링센터 전영순 팀장, 유튜브에서 지식백과 채널을 운영 중인 김성회 씨도 참석해 게임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대한 입장을 견해를 전했다.
최승우 정책국장은 "게임에 대한 이해와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게임장애에 질병코드가 부여됐다. 과학적 자료가 배재됐고 명확하지 않고 신뢰도가 없는 기준으로 이뤄진 일이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최승우 정책국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이견이 있음에도 WHO 총회에서 일방적으로 게임장애 질병코드 등재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보건복지부를 질타했다.
그는 "미국도 WHO 총회에서 게임장애는 추가적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발언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이견이 있음에도 일방적으로 게임장애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안건에 찬성까지 했다"라며 "이런 행태를 봤을 때 보건복지부가 구성한 협의체에 들어가 논의를 진행하면 보건복지부의 뜻대로 안건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협의체가 구성되려면 국무조정실에서 관심을 갖고 진행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영순 팀장은 현장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례와 직접 겪은 경험을 토대로 발제를 이어갔다.
전 팀장은 "현장에서 게임 과몰입에 빠진 원인이 게임 때문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있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게임을 이용하는 동기와 게임에 의존하는 현상에 대해 연구가 미흡한 가운데 게임장애에 질병코드가 부여된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더불어 "게임에 과몰입하는 아이는 치료가 아닌 관리를 해야한다. 게임이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의 심리와 사회적 측면을 함께 고려해서 해결방안에 접근해야 한다. 게임장애로 불리는 사례 대부분은 공존질환인 경우가 많다. 순수하게 게임만 문제라고 볼 수 있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우울해서 게임을 하지 게임을 해서 우울하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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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씨는 “자라면서 게임을 접해보지 못한 기성세대와 그 중에서 자녀가 있고 자녀의 성적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대체적으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경우가 많다”며 “게임은 늘 존재했다. 어려서 하던 놀이가 형태가 바뀐 것이 게임일 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런 식으로 게임산업이 공격 받는 것은 게임을 만만하게 보기 때문이다. 게임이 이슈의 쓰레기통처럼 여겨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