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위원장 "재벌개혁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

15개 중견그룹 전문경영인 간담회서 '일감몰아주기' 근절 당부

디지털경제입력 :2019/05/23 10:00    수정: 2019/05/23 10:14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15개 중견그룹(11위∼34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전문경영인과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책간담회엔 석태수 한진 부회장, 박근희 CJ 부회장, 신명호 부영 회장직무대행, 이광우 LS 부회장, 박상신 대림 대표이사, 이동호 현대백화점부회장, 김규영 효성 사장, 이강인 영풍 사장, 박길연 하림 사장, 이원태 금호아시아나 부회장, 윤석진 코오롱 사장, 김택중 OCI 사장, 여민수 카카오 사장, 김대철 HDC 사장, 주원식 KCC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간담회에서 각 기업이 자발적으로 추진한 지배구조 개선사례 등에 대해 참석자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일감 몰아주기 근절 등 공정경제 구축을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에 동참해 줄 것을 참석자들에게 요청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세 차례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정부와 재계가 개혁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며 "그 결과 자발적인 순환출자 해소와 같은 바람직한 변화가 시장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견그룹 전문경영인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공정경제란 모든 경제주체에게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을 보장하여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기업 지배구조, 즉 의사결정자가 적기에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는 제도와 관행이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하나의 수단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경직된 접근방법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지속가능한 개혁을 위해 현행법의 엄정한 집행, 기업들의 자발적인 변화 유도, 최소한의 영역에서 입법적 조치라는 원칙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일관된 속도와 의지로 재벌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감 몰아주기와 불공정 하도급 거래에 대한 처벌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일감 몰아주기와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는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중소 협력업체·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부당하게 희생시키는 그릇된 관행"이라며 "이제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배 주주 일가가 비주력·비상장 회사의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계열사의 일감이 그 회사에게 집중되는 경우 그 합리적인 근거를 시장과 주주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경쟁 입찰의 확대 등을 통해 능력 있는 중소기업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일감을 개방해 달라"고 당부했다.

혁신 성장의 싹을 잘라 버리는 기술탈취 행위의 근절을 위해 하도급법, 상생협력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을 포괄하는 입체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 경영인들 및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앞으로도 재계의 요청이 있으면 오늘과 같은 자리를 다시 마련하겠다"며 "이를 통해 정부와 재계 간의 상호 이해의 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