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과 신산업을 시도하는 기업에게 규제를 면제해주거나 유예해주는 '규제 샌드박스'가 26일로 시행 100일을 맞았다.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산업융합 등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외국에 비해 심사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고 한 달 새 26건의 심사를 완료해 산업 전반에 활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25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제 76차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고 규제 샌드박스 운영으로 다양한 긍정적 파급효과를 유발했다고 진단했다.
이낙연 총리는 "규제 샌드박스 시행 한 달 새 첫 승인을 시작으로 26건이 승인 완료됐고 5월 초까지 20여건을 신속히 심사할 것"이라며 "아직 시행 초기지만 규제 샌드박스가 규제 혁신을 위한 전기 마련과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어 "규제 샌드박스의 적용을 받게 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연내에 100개 이상 나오도록 노력해달라"고 관계부처에 주문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지난 1월 17일 정보통신과 산업융합 분야에서 첫 시행됐으며 ▲규제 신속확인 ▲임시허가 ▲실증특례 등 '3종 세트'로 구성됐다.
규제 신속확인은 규제 존재 여부의 내용을 해당 부처에 문의한 후 30일 이내 미회신 시 규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는 내용이다. 임시허가는 법령이 모호하고 불합리할 경우 기존 규제 적용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으며 실증특례는 법령이 불합리하면서 금지됐을 때 규제 적용없이 사업을 테스트할 수 있다.
정부는 외국이 실증 테스트를 중심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 중이지만, 국내는 3종 세트를 완비해 더욱 효과가 크다고 봤다.
현재 규제 샌드박스에서 허용된 사업은 26건으로 ▲ICT융합(8건) ▲산업융합(9건) ▲금융혁신(9건) 등이며 지역 혁신 분야 사업은 시·도 특구 계획 공고 이후 7월 말 최초 승인 사례를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또 승인 심사 기간도 외국이 통상 6개월이 걸리는 것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짧다고 진단했다.
국무조정실 이련주 규제조정실장은 "국내 승인 규모는 외국 중 가장 많은 승인 사례를 창출하는 영국이 연 40여건을 승인한데 비해 2배가 넘는 성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 시행으로 해묵은 과제나 이해충돌로 교착상태에 있던 사업들이 시행됐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 실장은 "규제 샌드박스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사안은 유연하게 법령을 해석하는 등 행정 분위기가 조성됐다"면서 "규제 패러다임 전환에 관한 기본 틀이 마련됐으며 기업과 소비자, 정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기회가 창출됐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가 일부 개선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업계와 협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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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정부는 명백하게 규제가 불합리해 신기술을 시장에 출시하지 못할 경우 규제 샌드박스를 거치지 않도록 할 전망이다. 규제 샌드박스 대신 규제 관계차관회의에서 관련 규제를 논의, 신기술의 태동을 돕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의 컨트롤 타워로 국무조정실로 정하고, 분야별 4개 부처 역할을 분담하는 체계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국무조정실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총괄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부·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가 이를 운영하고 공동으로 사후 관리 및 평가 역할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