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국민은행 알뜰폰' 9월 스타트

LG U+망 임대 제휴 유력...KT 망 추가 임대 가능성도

금융입력 :2019/04/17 17:55    수정: 2019/04/18 14:19

금융위원회가 KB국민은행이 가상이동통신망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 특례를 적용함에 따라 오는 9월부터 고객들은 'KB국민알뜰폰(가칭)'에 가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가상이동통신망 사업은 기존 3개 통신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로부터 망을 임대하는 사업으로 '알뜰폰'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1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은행은 2년 전부터 알뜰폰 사업을 준비해온 만큼, 기획한 타임라인에 맞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다양한 요건 등을 모두 검토해 준비했으며 9월에 맞춰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확언했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알뜰폰 사업자로 등록하기 위한 인적 요건과 자본금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다. 은행의 또다른 관계자는 "통신과 관련된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 등이 있어야 하는데, 은행 내부 적으로 수소문해서 인적 요건은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5~6월까지 방송통신위원회에 알뜰폰 사업자로 등록하고 중앙전파관리소에 신고, 9월부터 차질없이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현재 다수의 통신망 임대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중 한 사업자는 LG유플러스가 유력한 상황.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KB국민은행에 자신의 통신망을 임차해 줄 것을 적극 요청하고 있는 상태였다"며 "LG유플러스가 은행 전산시스템과 통신 전산시스템을 개발해주는 등의 조건을 내세웠고 이를 작업 중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KB국민은행이 KT와도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사업 진행 후 100만명의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한 만큼, 두 개의 망을 임대할 경우 조금더 쉽게 고객을 모으기 쉽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금은 사업을 철수한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고객의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 두 개의 통신망을 임대해 알뜰폰 사업을 한 선례가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3개 이동통신사 중 LG유플러스가 가장 적극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LTE 뿐만 아니라 5G 통신망까지 빌릴 계획이며, 단말기도 다양하게 수급한다는 방침이다. 단말기는 그간 KB금융 특화 스마트폰을 선보였던 삼성전자와 우선 손잡을 가능성이 크다. KB금융은 삼성전자 갤럭시S10 등에 KB금융 대표 애플리케이션(앱)과 계열사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갤럭시 KB 스타' 폰을 출시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유심에 공인인증서와 본인 정보를 저장해 별도로 앱 설치와 인증 과정 없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알뜰폰 사업을 허용해 달라고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최종심사를 요청했다. 현행 법상 은행은 부수업무로 은행 고유업무와 연관이 없는 사업을 할 수 없었다.

규제 샌드박스 특례 허용에 대해 금융위 권대영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산업 간 경계가 흐려지고 있으며 금융사의 통신 진출은 이동통신사의 경쟁구도를 완화해 가계통신비를 인하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금융위는 금융상품 판매 시 스마트폰 판매와 요금제 가입 등을 유도하는 일명 '꺾기'를 방지하고 은행 직원에게 지나친 통신서비스 판매 실적을 강요하지 않도록 내부 통제 장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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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KB국민은행 알뜰폰 사업으로 기존 알뜰폰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거나, 타 은행도 알뜰폰 사업을 진행할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권대영 단장은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사업이 침체된 상태에서 새로운 진입자가 들어오면 활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며 "(은행이 알뜰폰 사업에) 무작정 들어와 과당 경쟁이 이어질 경우 해당 부처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최대 4년까지 특례를 허용하고 있어 금융위는 KB국민은행 알뜰폰 사업의 운영 경과를 보아가며 추후 법령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권 단장은 "지정 취소 시 알뜰폰 고객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는 방안도 KB국민은행이 제출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