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KB국민은행이나 KB금융, KB캐피탈 등을 사칭해 사기 대출 문자가 발송된 사례가 다수였다면, 최근 신한은행의 명의를 도용한 사기 대출 문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이름을 내건 스미싱이 차츰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이용 고객이 많은 신한은행이나 신한금융을 거론한 사기 대출 문자메시지가 증가세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를 통한 금융사기를 의미하며, 2018년부터 제도권 금융사 명의를 도용한 웹사이트를 개설하거나 금융사 직원을 사칭하는 등의 수법이 쓰이고 있다.
신한은행을 사칭한 사기 대출 문자는 신한은행이 직접 보낸 문자처럼 정교하다. 신한은행 충무로 지점에서 받은 대출 상품 안내 문자와 스미싱으로 추정되는 사기 문자의 스타일이 비슷해 정확히 살펴보지 않으면 쉽게 구분이 어렵다. 신한은행 지점에서 받은 문자의 시작은 '(광고)[신한은행][상품안내]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라고 돼 있고 스미싱 추정 문자도 '(광고) 신한은행 대출 상품 안내'로 돼 있다.
특히 이 스미싱 문자는 신한은행이 직접 보내는 문자보다 더 친절하게 대출 상품을 안내한다. 스미싱 문자에는 '세상을 보다 더 행복하게! 언제나 고객님과 미래를 함께 합니다. 신한에서 쉽고 빠르게 드리는 금융상품 서비스를 이용하세요'라고 적혀 있다.
또 신한은행 충무로 지점에서 보낸 문자에 '준법감시인 사전심사필'과 관련 번호가 적혀 있는데, 스미싱으로 추정되는 사기 문자에도 '신한은행 심의필'과 관련 번호가 들어 있어 별 의심없이 비슷하다고 넘기기 쉽다.
사기 문자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대출 가능 금액과 금리가 확정된 것처럼 안내한 표현이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대출이 가능하고 가능한 금액이 얼마며, 금리는 이 수준이다는 문구가 있다면 스미싱 문자로 판단할 수 있다. 실제 스미싱 추정 문자에는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진행 가능하며 최대 9천만원까지 최저 3.7%~6.5%까지 가능하다'는 문구가 담겨있다.
전화로 연결해 몇 번을 누르라는 식으로 유도하는 것도 사기일 확률이 크다.
신한은행 콜센터에 직접 문의한 결과 은행에서 소개하는 대출 상품의 경우 한도금액과 금리가 정확하게 소개되지 않으며 의심스러울 때에는 콜센터에 사전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실제 신한은행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부처 관계자는 "문자, 인터넷 등을 통한 대출 광고에 유의해야 하는데 문자를 보고 바로 전화하지 말아야 한다"며 "은행과 캐피탈 등 금융사를 사칭하면서 신분증이나 현금을 이체하라고 하면 거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문자나 전화를 통해 서류를 제출하거나 정보를 알려달라고 하는 경우가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스미싱과 지속적인 사투를 벌이고 있는 KB국민은행은 스미싱이 오는 전화번호를 금융감독원에 지속적으로 신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측은 "금감원에 관련 번호 이용 중지를 신청하며 금감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관하고 있다"며 "스미싱 문자는 고객이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직접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도 문의가 들어오면 안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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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스미싱이 금융사 이름만 바꿔가면서 횡행하고 있는 가운데 금감원은 이달 내로 스미싱을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시범 서비스를 낸다는 입장이다. 스미싱 방지 AI알고리즘은 KB국민은행 등과 협업을 통해 지난해 11월 완성했다. 금감원 측은 "스미싱이 늘어나고 있어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모두 갖고 있다"면서 "스미싱 방지 서비스를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자메시지나 전화 등을 통한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016년 4만5천921건에서 2017년 5만13건, 2018년 7만218건으로 지속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