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국내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을 제한하는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에 대해 논의한다. 최근 IPTV 사업자들의 케이블TV 인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합산규제의 향방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6일 오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 2소위)를 열고 ‘합산규제 재도입'을 포함한 방송법과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심의한다.
이날 법안 2소위가 합산규제를 재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을 경우, 국회에 계류된 합산규제 관련 법률과 병합 후 과방위 전체회의를 통해 법제화를 위한 절차를 밟게 된다. 앞서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각각 합산규제를 3년 또는 2년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걸림돌은 남아있다. 유료방송 산업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일부 진통이 예상된다.
합산규제란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특정 사업자가 전체 시장 점유율의 3분의 1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합산규제는 2015년 IPTV 업계 1위 사업자인 KT와 국내 유일 위성방송 사업자인 KT 스카이라이프 등 KT 계열의 방송시장 독점을 막고자 도입됐다.
당시 국회는 방송 시장의 변화를 고려해 3년 후 자동 일몰되는 한시법으로 합산규제를 도입하고, 일몰 전 논의를 통해 연장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회를 둘러싼 각종 현안으로 여야는 규제 일몰 연장에 대해 논의하지 못했고, 합산규제는 지난해 6월 일몰됐다.
합산규제 일몰 이후 과방위는 재도입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논의를 시도했다. 과방위는 지난 1월에도 법안소위를 통해 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해 논의했지만, KT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의를 미뤘다. 이에 과방위는 지난 2월부터 논의 재개를 위한 소위 개최를 타진했으나, 여야 입장차로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결국 4월 중순에 이르렀다.
합산규제 재도입에 찬성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은 합산규제가 사라지면서 사실상 위성방송만 점유율 규제를 받지 않는 입법 미비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국내 유료방송시장 내 IPTV 사업자는 IPTV법, 케이블TV 사업자는 방송법으로 점유율 규제를 받고 있다. KT의 위성방송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해 점유율을 제한하는 법안은 합산규제가 유일했다.
반면 KT를 포함한 합산규제 폐지 진영에서는 낡은 점유율 규제가 현재 유료방송시장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특히 경쟁사업자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사업자인 티브로드, CJ헬로와 각각 힘을 합치고 있는 상황에서 합산규제가 공정한 경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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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안 2소위는 유료방송 변화에 초점을 맞춰 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법안소위 당시에는 불확실했던 IPTV 사업자의 케이블TV 인수가 본격화되면서, 합산규제 재도입이 KT의 케이블TV 인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인수,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법인 등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이날 법안소위를 통해 합산규제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며 “합산규제를 포함해 유료방송 전체 변화를 건전하게 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합산규제를 재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할 경우 어떤 보안책을 내놓을지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