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해 논의하려던 국회가 또다시 움직임을 멈췄다. 예정됐던 여야 간사 간 협의가 돌연 취소되면서 각종 현안 처리에도 제동이 걸렸다.
6일 국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이날 오전 여야 간사가 만나 현안을 처리하기 위한 일정 조율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일 오후 갑작스레 간사 협의가 취소됨에 따라, 각종 논의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국회 관계자는 “각 당에서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간사 협의가 연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회의가 예정된 오는 11일 간사 협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지만, 구체적이 일정이 확정되진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국회 과방위는 한 달째 현안 처리를 미루게 됐다. 당초 과방위는 지난달 14일 정보통신방송법안소위(법안2소위)를 열고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자유한국당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같은 달 25일로 일정이 변경됐다.
그러나 지난달 25일에도 법안소위는 이뤄지지 못했다.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모든 일정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과방위는 이날 법안소위와 함께 전체회의를 통해 아현지사 화재 사고에 따른 KT 청문회 보고서도 채택할 계획이었으나, 이마저도 잠정 연기됐다.
국회의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에 주목하고 있는 국내 유료방송 업계는 또다시 기다림을 이어가게 됐다.
합산규제는 특정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시장 내 1/3 이상 가입자를 점유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고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유료방송 업계 지형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KT가 케이블TV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이유는 합산규제 때문이다.
KT는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합산규제 탓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 KT와 딜라이브를 포함해 유료방송 시장 내 경쟁상황 변화에 집중하고 있는 업계가 전부 국회의 일거수일투족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지만, 거듭된 국회의 일정 연기로 피로감마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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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회의 책임감 있는 태도를 촉구하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최성진 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합산규제나 통합방송법 등 국회 차원에서 결정할 필요가 있는 사안에 대한 논의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회가 책임감 있는 태도로 전체적인 청사진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