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블록체인 제도 개선을 건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민 위원장은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에 정책 토론 패널로 참석해 "정부가 블록체인 규제를 재점검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에 (규제 개선) 건의할 의향이 있나"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정책 토론은 블록체인 산업 육성 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민 위원장을 비롯해 정병국 국회 4차산업특별위원회 위원장(바른미래당), 송희경 국회 4차산업포럼 공동대표(자유한국당),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했다.
민 위원장은 "우리 정부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해서는 강한 규제를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지난 규제를 재점검하고 열어줄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암호화폐를 규제 대상으로 보는 정부의 시각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이어 "정부가 규제샌드박스를 만들어 길을 열어주겠다면서도 암호화폐를 이용한 것들은 심의도 해주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논리적으로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ICT 규제 샌드박스 신청 1호 기업으로 주목받았던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서비스 모인은 지난 2월 심의를 신청했지만, 당시 기획재정부, 법무부가 강하게 반대하면서 심의 대상에도 오르지도 못했다.
민 위원장은 최근의 '블록체인 규제 병목 현상'은 "부처 간 갈등과 관료의 타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무부는 이거 (암호화폐) 사기 투기 아니냐고 보고 있고 금융위는 왜 화폐가 아닌 것을 화폐라고 하느냐 한다. 이런 생각은 오랫동안 각인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 의원은 이날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끌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민 의원은 "이 문제는 대통령만 풀 수 있다고 본다"고 공을 청와대로 넘겼다. 이어 토론 좌장을 맡은 한승환 분산경제포럼 주최자가 "대통령에게 말씀하실 것이냐"고 묻자, 민 의원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며 "(이미) 청와대 정책실장, 경제수석과 긴밀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 의원은 이어 "국회 정무위가 규제점검특위를 만들어 정부가 모든 규제를 점검하고 풀어주려고 하는데 왜 블록체인만 안되는지 살펴보겠다"고도 말했다.
이날 정병국 의원과 송희경 의원, 원희룡 지사도 청와대, 정부, 국회가 모두 힘을 모아야 블록체인 규제를 걷어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현행법으로 보면 법무부 입장에서 (암호화폐)가 사기로 보일 수 있고 금융위 입장에서 돈 흉내를 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제도와 가이드라인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국회에서 해야할 일이므로 정위원장이 의지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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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나서면 제1야당으로 협조할 준비는 다 되어 있다"며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는 민간기업들과 힘을 합쳐 정부에 대해 긍정적인 파급력 주는 실질적인 사업 진행할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에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