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SW회사 지니언스가 SD-WAN 강조하는 이유

김계연 지니언스 개발연구소장·미국법인장 인터뷰

컴퓨팅입력 :2019/03/06 08:39    수정: 2019/03/06 08:53

[샌프란시스코(미국)=임민철 기자] 미국 진출 4년차 보안소프트웨어(SW) 회사인 지니언스가 글로벌 전시회 RSA컨퍼런스에서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신제품을 선보였다.

협력사와 공동개발한 소프트웨어 정의 광역네트워크(SD-WAN), 보안정보이벤트관리(SIEM) 기술을 품었다.

지니언스는 이 신제품의 주요 기능으로 SD-WAN을 특히 강조했다. 현지 시장 흐름에 따라 '핫 트렌드'로 떠올랐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통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시장의 수요 공략을 가속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발생한 현지 매출 확대에 탄력을 더해줄지 주목된다.

지니언스는 지난 2016년부터 RSA컨퍼런스 전시회에 참가해 부스를 운영해 왔다. 첫 해 한국공동관을 포함해 올해 RSA컨퍼런스2019 전시회가 4년째 참가다. 지난 4일 오후 개장한 전시회의 지니언스 독립부스에서 김계연 지니언스 개발연구소장 겸 미국법인장을 만났다.

김계연 지니언스 기술연구소장, 미국법인장.

김 소장은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와 회사를 공동창업해 10년간 한국에서 연구개발업무를 맡아 왔다. 회사의 기술연구소장 겸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지니언스 미국법인이 설립된 후 현지에서 미국법인장 역할을 겸하고 있다. 현장 인터뷰를 통해 그와 나눈 문답을 아래에 정리했다.

- 본인 업무를 간단히 소개해 달라

"한국에서 연구소장 겸 부사장이고, 미국법인장을 함께 맡고 있다. 이동범 대표와 회사를 공동창업해 10년간 연구개발을 쭉 해 왔는데 3년 전부터 해외사업을 하기 위해 여기로 왔다. 미국법인에 해외마케팅과 지원부서 조직을 두고 있다. 개발팀은 여기 없고 모두 한국에 있다."

- 코스닥 상장사인데, 주주들이 이쪽 실적을 궁금해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동안 실적이 없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는 아직 결산 보고서를 내놓기 전이라 밝힐 수 없지만."

- 해외사업 실적을 내기까지 과정을 알고 싶다

"첫해 1년간은 제품을 준비하는 기간이었다. 10년 넘게 한국시장만 바라보며 제품을 만들어 왔다보니 글로벌 시장에 맞게 어떻게 바꿀지 분석해야 했다. 상주인력은 아니지만 개발자들을 이쪽에 출장을 오게 해서, 순환근무로 10여명이 지내면서 상호 토론하고 진행했다.

제품 영문화 등 어느정도 준비를 한 다음 본격적인 (해외)비즈니스를 동남아지역에서부터 시작했다. 제품 파트너를 발굴하기 위해 중간에 한국에 6개월정도 가 있었다. 파트너를 발굴했고, 동남아 지역 파트너 계약을 맺어 그 실적이 작년 말부터 나오기 시작한 거다."

- 이제 첫선을 보이는 제품 개념을 설명해 달라

"우리의 NAC 제품은 원격 네트워크에 센서를 설치하는 구성으로 운영된다. 기능이 아니라 구성상 이런 센서를 설치해야 하는 유사한 제품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하나의 하드웨어 플랫폼에 탑재해 쓸 수 있게 만들어보자는 시도로 출발했다. 미국서 주목받고 있는 'uCPE'다.

uCPE는 '유니버설 커스터머 프레미스 이큅먼트' 약어다. 여기에 각종 보안 기술을 가상머신(VM)이나 컨테이너 기술로 여러가지 탑재할 수 있다. 각 보안 기술의 기능을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개념으로 필요시 켜고 불필요하면 끄는 식으로 구현하고."

- 협력사 두 곳의 SD-WAN, SIEM 솔루션을 주요 기능으로 언급했는데

"우리 제품과 가장 어울릴만한, 제품을 SD-WAN과 네트워크 기반 매니지드 탐지 및 대응(MDR)으로 봤다. 우리 제품에 그걸 위한 SD-WAN과 SIEM 제품을 묶어 한 장비에, uCPE 하드웨어 플랫폼에 넣어서 시너지를 발휘할 기술로 삼았다.

SD-WAN은 보스턴에 소재한 128테크놀로지(128 Technology)라는 회사와 함께 개발했다. VoIP와 방화벽 솔루션으로 유명했던 '애크미패킷(Acme Packet)'이 오라클에 인수돼 그 창업자들이 나와 차린 회사로 투자를 받아 빠르게 성장 중이다.

SIEM은 행위분석기반 SIEM 및 네트워크 MDR 솔루션업체 세키온(Seceon)과 협력한 결과물이다. 세키온 본사는 인도에 있고 보스턴에 지사가 있다."

- 올해 미국 보안시장 트렌드와 사업전망을 어떻게 보나

"많은 보안제품이 있지만 그걸 다 가져와서 잘 운영한다는 건 큰 부담이다. IT보안 전문조직 없는 기업에서 어떻게 쉽게 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문제가 크다. 우리는 그런 문제를 풀어 줄 수 있는 매니지드서비스제공업체(MSP) 대상으로 이 제품을 내놓았다.

과거 MSP가 고객 PC 관리하고 운영체제(OS) 문제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다. 랜섬웨어같은 게 문제가 되면서 이들도 보안문제 대응이 필요해졌다. 고객들을 그런 부분에 대응하도록 유도하려고 하고. 지금도 제품을 전달만 하기보다 그걸 고객이 더 잘 쓸 수 있게 하는 서비스사업자들이, 제품 벤더보다 실제 시장에서 가져가는 지분이 크다.

네트워크 엔드포인트 가시성부터 방화벽까지 사용자가 직접 구축하는 게 아니고 적절한 솔루션을 조합해 고객에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일일이 비싼 유명 벤더 제품을 사서 쓸 수는 없으니까. 여러 기능을 탑재해 방화벽, NAC, VPN 등 기능을 다 제공하면서 공급하기에도 편리한 솔루션을 찾고 있어 이렇게 접근한 거다.

또 시장 트렌드를 보면 미국에서 SD-WAN 자체가 굉장히 핫한 기술이다. 시스코시스템즈가 인수한 '빅텔라'를 비롯해 이 기술을 다루려는 여러 메이저 벤더와 작은 회사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 특히 SD-WAN 트렌드에 주목할만한 이유가 있다면

"국내는 일찍 브로드밴드를 구축하면서 (기업이) 가상사설망(VPN) 쓰는 시대가 빠르게 온 반면 미국은 MPLS를 쓰는 데가 아직 많다. MPLS는 대역폭 대비 비싼 비용이 문젠데 브로드밴드로 전환하고 싶어도 품질 보장이 안 됐다. 일반 인터넷 사용자와 망을 함께 쓰니까.

MPLS는 기업 본사와 지점간 통신에 일정 속도와 품질을 보장하는 전용회선이다. 개별 기업이 혼자만 쓰기 위해 선을 깔아야 하기 때문에 비싸다. 패킷스위치 방식의 프레임릴레이 기술로 여러 기업이 이 전용선을 공유해 비용을 낮출 수 있었지만 빨라야 수십M(bps)가 한계다.

미국은 이제야 브로드밴드의 품질이 안정화됐다. 이젠 5G나 4G 네트워크에 대응하는 브로드밴드 인터넷으로 더 저렴하면서도 레이턴시를 보완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보안이다. 이에 본사와 지점간 연결이나 결제망 등 필요한 보안기능을 제공할 SD-WAN이 함께 뜨는 중이다.

SD-WAN은 광역네트워크(WAN) 앞에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Defined)가 붙은 건데 뭐가 소프트웨어 정의냐면, 기업에 필요한 VPN이나 품질제어(QoS) 기능을 구현하고 그 테넌트(공용망의 독립된 사용자)를 분류해 제어, 정책 관리도 그렇게 구현됐다는 얘기다."

- 한국의 보안관련 MSP 시장과 SD-WAN 기술 수요는 어떤가

관련기사

"이 사업이 당장 한국에서 가능하다면 굳이 미국으로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아직 한국은 크든 작든 기업이 외부에 보안을 맡기는 데 거부감을 갖는다. MSP업체 기술력과 경험도 중요한데, 국내 보안솔루션 취급하던 곳이 갑자기 하긴 쉽지 않다. 한국에서 파트너 확보를 하려다 실패했고.

가능성만 보고 한국에서 이 사업을 하기엔 너무 늦겠다 생각하지만, 언젠가 한국도 그런 시장이 될 거다. 얼마전까지 클라우드 기반으로 그다지 안 갈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시장 크고 있고, 클라우드 영역에서 MSP들이 고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