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업체 비보(vivo)가 판매가격 80만원에 이르는 고급 파생 브랜드를 내놨다. 이로써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4대 스마트폰업체가 모두 '듀얼 브랜드' 전략을 펼치게 됐다.
비보는 12일 공식 웨이보를 통해 신규 브랜드 '아이쿠(iQOO)'를 공개했다. 하이엔드 제품에 주력하는 아이쿠는 제품 시리즈가 아닌 비보 산하 독립 브랜드로 별도 운영될 예정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3위 업체인 비보는 그 동안 50만원 이하 중저가 모델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5천위안(약 83만 원) 이상 고가 제품에 주력하는 아이쿠를 내놓으면서 고급 브랜드 제품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그동안 중국 주요 브랜드로 꼽히는 화웨이가 '아너(HONOR)', 오포(OPPO)가 '리얼미(Realme)', 샤오미가 '레드미(Redmi)' 등 파생 브랜드를 출범하면서 자사 제품 평균가 대비 저가 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것과 차이가 있다. 비보의 경우 이미 중저가로 자리잡은 브랜드 입지를 고려해 고급 브랜드 출범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중국 스마트폰 기업이 '가성비' 전략과 함께 투트랙으로 '하이엔드'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 동안 하이엔드 시장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장악해 왔다. 반면 중국업체들은 그 동안 중저가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최근 수년 간 인지도 상승과 기술 축적을 통해 고가 제품 시장성, 수익성과 상징성을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의 급격한 둔화로 신규 수요 창출 역시 한층 어려워진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됐다.
비보는 실제 지난해 화면 비율이 99%에 이르는 베젤리스 콘셉트폰 '아펙스(Apex)'를 공개한 데 이어 상용 제품 '넥스(NEX)'를 선보이면서 중저가 제품 이미지를 쇄신하고 화두를 이끌기도 했다. 지난해 넥스의 듀얼 디스플레이 에디션도 추가로 등장,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강화하는 등 새 기술 테마를 주도하는 움직임이 연이어 포착됐다.
이같은 하이엔드 시장 진입 움직임은 올해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샤오미가 레드미를 가성비 브랜드로 독립시킨 데도 기존 샤오미 브랜드의 고급화를 시도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파생 브랜드 아너를 운영하고 있는 화웨이 역시 차기 플래그십 모델 가격을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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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비보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9.5%를 차지해 화웨이(25.8%), 오포(20.4%)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샤오미(12.1%), 애플(8.2%)이 뒤를 잇고 있다.
아직 아이쿠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공식적으로 브랜드명을 공개, 신제품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