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썸 1위 큐브, 2위 하이콘…"부정투표 검수 중"

빗썸, 2라운드 최종 결과는 23일 발표 예정

컴퓨팅입력 :2019/01/16 16:52    수정: 2019/01/16 16:55

빗썸 상장을 위한 픽썸 2라운드 투표에서 큐브와 하이콘이 1,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투표 과정에 일부 부정행위가 발견돼 최종 발표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전망이다.

빗썸은 지난 14일 끝난 픽썸 2라운드 투표에서 큐브가 전체 득표 5만9천16표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하이콘이 4만1천467표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투표 과정에서 부정 투표 행위가 발견돼, 전체 검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빗썸 측이 밝혔다. 이에 따라 1, 2위를 차지한 큐브와 하이콘은 검수 결과에 따라 상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픽썸은 빗썸이 상장 과정을 투명하게 처리하기 위해 도입한 투표 커뮤니티다. 지난 해 12월 첫 오픈했으며, 1라운드에선 롬과 아모코인이 상장됐다.

픽썸 2라운드 투표 결과 큐브가 1위, 하이콘이 2위, 이오스블랙과 뮤지카가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 계정 사고팔아 부정 투표 발생…"전체 검수 진행 중"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그 동안 자체 기준에 따라 상장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상장 기준이 불명확할 뿐 아니라 공정하지도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최근 들어 거래소들이 공개 투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픽썸을 선보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투표(2라운드)에서 부정행위가 발생함에 따라 투표 절차를 둘러싼 공방이 커지고 있다.

픽썸 2라운드에 비정상적 투표 행위가 발생해 빗썸은 그에 따른 투표권(VP)을 삭감한다고 공지했다.

픽썸 2라운드엔 수십 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지원했다. 픽썸은 내부 검증 과정을 거쳐 큐브·하이콘·이오스블랙·뮤지카 등 4개 후보를 투표에 부쳤다.

빗썸은 지난 7일 픽썸 홈페이지를 통해 4개 후보를 공개한 뒤 바로 투표에 들어갔다. 투표는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됐다.

픽썸은 1인 1표 방식이 아니다. 회원 레벨에 따라 투표권(VP)이 차등 부여된다. 회원들은 총 50레벨로 이뤄져 있다. 가장 높은 레벨 회원은 최대 100표까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여기서 부정 투표가 발생했다. 지지하는 코인을 상장시키고자 투표권을 많이 가진 계정을 매입하는 부정행위가 이뤄진 것. 이를 통해 특정 프로젝트가 몰표를 가져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빗썸은 ▲비정상적인 계정 생성을 통한 투표 ▲계정 부정 거래를 통한 투표 등 두 가지 부정행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빗썸 관계자는 “휴대폰 번호는 일반적으로 010으로 시작하는 데 0503과 같이 비정상적인 번호로 생성된 계정도 발견됐다. 이런 계정은 조사해서 걸러냈다”고 설명했다. 또 “이메일 역시 일반적이지 않은 조합으로 생성된 주소는 전수 조사를 통해 걸러내 계정을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계정 매매 행위를 잡아내기 위해선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빗썸 측은 “투표한 사람을 대상으로 일일이 (계정에 등록된) 휴대폰 번호로 모두 전화해 정상적인 이용자인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빗썸은 총 3천60개 계정을 영구 활동정지 조치했으며, 해당 계정으로 인한 VP를 삭감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기준으로 큐브는 7천817건, 하이콘은 5천 590건, 이오스블랙은 4천685건, 뮤지카는 4천 981건의 VP가 삭감됐다.

빗썸은 9일 이후에도 현재까지 계속 비정상적인 투표 행위를 검수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9일 이후 추가적으로 발견된 비정상적 투표 행위가 있다”며 “추가 부정행위에 대해서도 이전같은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표 검수는 오는 22일까지 진행된다. 부정행위로 인한 VP 삭감을 적용한 최종 결과는 오는 23일 발표할 예정이다.

빗썸은 부정행위 재발을 막기 위해 13일 새벽부터 추가적인 회원가입을 일시 중단하고 서비스 점검에 들어갔다. 빗썸 관계자는 “상장 투명성을 위해 픽썸을 론칭했지만, 현재는 베타버전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상장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자율주행 자동차 보안 플랫폼 큐브 1위

2라운드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큐브는 자율주행자동차용 보안 플랫폼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차량정보 수집장치(OBD)에 큐브박스라는 자체 하드웨어 솔루션을 연결해 데이터를 생성하고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큐브에 이어 2위에 랭크된 하이콘은 국내 1세대 블록체인 개발사 글로스퍼가 주도하는 메인넷 프로젝트다. 하이콘은 방향성 비순환그래프(DAG)와 블록 사이의 투표 순서를 통해 순서를 정하는 알고리즘 스펙터를 적용, 최소 3천 초당트랜잭션(TPS) 처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2만5천62표를 얻은 이오스블랙이 3위에 랭크됐다. 이오스블랙은 이오스(EOS)를 개선해 만든 메인넷 프로젝트다. 이오스 합의 알고리즘을 채택해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분산애플리케이션 개발사가 무료로 네트워크 자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4위는 뮤지카로 2만 4천456표를 받았다. 뮤지카는 뮤지카 코인(MZK)을 활용해 디지털 음악 생태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소비자는 MZK로 음원, 악보, 악기 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

1위와 2위를 차지한 큐브와 하이콘은 별다른 부적격 사유가 없을 경우 빗썸 상장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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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관계자는 “득표수가 많이 나온 코인 위주로 빗썸 상장을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무조건 상장을 해주는 게 아니라 상장 심사 과정을 또 한 번 거치게 된다”며 “원칙적으로는 최종 우승 후보자가 상장 심사대상이 되지만, 2등도 기술력이나 사업성 면에서 전망이 있다고 판단되면 상장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진행한 1라운드에서는 1·2위를 차지한 롬(ROM)과 아모(AMO)코인이 빗썸에 상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