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암호화폐에 기반한 금융시장을 발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선물거래소 원조격인 비트멕스에 이어 오케이이엑스, 후오비 등 중국계 글로벌 거래소들이 특히 적극적이다.
이들 업체는 다양한 암호화폐 파생상품 출시를 통해 거래량을 늘리는 효과는 물론, 암호화폐 기반 금융 자산 설계 노하우를 터득해 나가고 있다. 이미 선물, 스왑 등 다양한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선보였고, 사용자 목소리를 반영해 점점 고도화시키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오케이이엑스는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호텔에서 '넥스트젠'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새로운 암호화폐 선물 상품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중국을 포함해 세계 미디어 종사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새롭게 선보인 '무기한 스왑(Perpetual Swap)' 상품은 거래인들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오를지 또는 떨어질지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물 거래와 유사하지만 만기일이 없고 일 단위 청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차이다. 오케이이엑스는 무기한 스왑 상품을 11일 공식 론칭할 계획이다.
오케이이엑스는 이미 일년전부터 선물 시장, 마진 거래 가능한 현물 시장 등 다양한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오케이이엑스 레닉스 라이 금융시장 이사는 이날 행사에서 오케이이엑스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넘어 암호화폐 기반 금융 회사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자신이 전통적인 금융시장 출신이라고 밝힌 후 "전통 금융에서 일하면서 파생상품은 전체 금융시장이라는 퍼즐을 완성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깨달았다"며 "오케이이엑스는 이런 이유로 파생상품 개발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파생상품이 투기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투자 위험을 덜어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선물 상품을 처음 도입했을 때부터 리스크를 관리할 목적이었다"며 "우리의 일관된 목표는 더 강력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암호화폐 선물거래 시장 원조격인 비트멕스는 물론 중국계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글로벌까지 파생상품 거래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또, 일본 투자그룹 피스코와 SBI크립토인베스트먼트도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취급하거나, 취급을 고려하고 있다.
국내에선 암호화폐에 대한 마진거래(공매도/공매수)가 불법이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은 마진거래를 지원했다가, 올해 초 경찰에 도박장개장죄로 수사를 받은 바 있다. 경찰은 미래 수익을 예측한다는 점에서 암호하폐 마진거래가 도박이라고 판단했다.
이 외에도 암호화폐 펀드 상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지닉스는,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폐업 수순을 밟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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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를 이용해 마진거래를 포함해 다양한 파생상품 시장을 이용하는 것은 막을 방법이 없다. 이에 따라, 국내 거래소들은 사실상 발이 묶여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에선 단순한 거래 이외에 다른 시도는 일단 하지 못하게 막고 본다"며 "다양한 암호화폐 금융 상품들이 나와야 거래소뿐 아니라 이용자들도 자산관리 측면에서 이득이 될텐데 지금은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답답한 심정"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