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온 KT화재 카드사 안내 문자…왜?

카드사 "실효성 없고 제반 비용도 부담"

금융입력 :2018/11/26 14:55

서울 서대문 KT 아현지사의 화재가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난 뒤에서야 일부 카드사가 결제 관련 안내 공지사항을 하고 있어 '늑장 대응'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에서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안내 문자를 보내는 게 실효성이 없을 뿐더러, KT 사고인데 문자전송비 등 관련 비용을 떠안았다는 입장이다.

26일부터 온 카드사 안내메시지. (사진=지디넷코리아)

26일 오전 11시께부터 BC카드를 시작으로 NH농협·KB국민·현대카드에서는 KT화재로 인해 일부 지역(서울 서대문구·마포구·용산구 등)에서 카드 결제가 어렵다는 안내 문자가 전송되고 있다. 신한·우리·하나·삼성카드 등은 아직 이 같은 사실을 안내하지 않은 상태다.

이를 두고 카드 고객과 카드사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카드 고객들은 안내 시점이 지나치게 늦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BC카드 사용 고객이자 서울 용산구에 사는 주 모씨(36세) "소비자에게 이벤트 등의 안내 문자는 재빨리 보내더니 결제가 안될 수 있다는 문자를 너무 늦게 보낸 것 아니냐"며 "카드사의 이런 행태에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카드사에서는 고객에게 안내한다 해도 큰 이점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금융감독원이 전 고객을 대상으로 안내 메시지를 보내라고 감독했지만, 고객 수에 따른 전송 시간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지난 24일 전 고객을 대상으로 안내 문자를 보내라고 했다. 하지만 신한카드의 경우 가입자 수가 2천만명인데 어떻게 한 번에 문자를 전송할 수 있겠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이 관계자는 "카드사의 경우에도 가맹점들이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 피해를 입었는데도 불구 문자 전송비용이나 ARS 인증을 해 줄 직원들을 주말에 출근시키는 등 관련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KT 화재로 입은 피해를 모든 카드사가 떠안는 식의 구조는 불합리하다는 말이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는 오히려 고객보다는 가맹점에게 이를 안내하고 대체할 방법을 찾는 게 더 불편을 줄이는 방안이 아니겠냐"며 "금감원의 대 고객 안내 문자는 사실 면피용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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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상 문제에 대해서 NH농협카드 관계자는 "굳이 고객에게 이를 안내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면서 "금감원이 오늘 오전까지 문자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정용걸 여신금융총괄팀장은 "화재 발생 이후 카드사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라고 했으며 늦어도 이날 오전까지 전송을 독려했다"며 "카드사별로 안내 메시지를 보내는 대상을 확정하고 전산작업을 하는데 시일이 걸리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