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삼성 이건희 회장 고발 조치

차명 보유 2개사, 계열회사 보고에서 누락

디지털경제입력 :2018/11/14 12:00    수정: 2018/11/14 13:16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가 삼성이 차명으로 보유하던 위장 계열사 2개사를 고의로 누락해 허위 보고했다며 이건희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14일 공정위에 따르면, 기업 집단 '삼성'의 前 동일인 이건희 회장이 2014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 제출을 하면서 차명주주 소유로 위장 보유하던 (주)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삼우), (주)서영엔지니어링(서영)를 빼고 보고한 행위(공정거래법 제14조, 제68조 제4호 적용)를 적발하고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공정위

공정위는 이들 두 회사를 차명 주주가 소유한 삼성의 위장 계열사로 판단했다. 이렇게 판단한 근거는 이렇다. 공정위는 "삼우는 1979년 3월 법인 설립 시부터 2014년 8월 분할 전까지 '삼성' 소속회사인 삼성종합건설㈜(現 삼성물산)이 실질 소유주였으나, 외형상으로는 차명주주인 삼우 임원 소유로 위장되어 왔다"며 "서영은 삼우의 100% 자회사였다"고 했다. 또한 "1982년 3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외형상 삼우 임원(차명주주)들에게 주식 명의가 이전되었으나, 실질 소유주는 여전히 삼성종합건설이었다"고 판단했다.

삼우 내부자료 등에 삼성종합건설이 실질 소유주로 명기되어 있다. 한편, 차명주주들은 '삼성'의 결정에 따라 삼우지분의 명의자가 되었고, 지분매입 자금도 '삼성'에서 지원받았으며, 주식증서를 소유하지도 않고 배당도 요구하지 않는 등 실질주주로서 재산권을 인식하거나 행사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게 공정위 조사결과다.

공정위는 또 삼우-'삼성' 계열사 간 인사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삼우는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삼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얻으며 높은 이익률도 누려왔다고 봤다. 삼우는 삼성의 대형 유명 건축물(타워팰리스, 서초동 삼성사옥 등)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의 설계를 전담했고, 2005년부터 2013년 전체 매출액 중 '삼성' 계열사와의 매출액 비중은 45.9%였다. 2011년∼2013년 '삼성'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얻은 매출이익율은 19∼25%로 비계열사 매출이익율(-4.9∼15%)보다 현저히 높았다는 게 공정위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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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측은 와병 중인 이 회장을 고발하기로 한 것과 관련 ▲과거 허위 지정자료 제출로 공정위로부터 수차례(2000년, 2009년, 2013년) 제재를 받았음에도 동일한 법 위반을 반복한 점 ▲삼우와 서영이 '삼성' 소속회사에서 제외됨으로써 공정거래법상 각종 의무를 면탈하고, 다른 법령상 혜택을 누려온 점 등을 들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후속조치와 함께, 삼우와 서영이 '삼성' 소속회사에서 제외된 기간 동안 부당하게 받았던 혜택을 환수할 수 있도록 국세청 등 관련 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며 "향후에도 대기업집단의 위장계열사를 철저히 조사하고, 적발 시 엄정하게 제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