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으로 위기에 봉착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업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해 경쟁국과의 격차를 벌려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이 오는 2020년까지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을 통한 기술 초격차 유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윤성 IHS마킷 상무는 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2018년 하반기 IHS마킷 세미나'에서 "내년에도 중국발 패널 공급과잉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한국 업체들이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OLED 디스플레이 등 혁신 기술로 격차를 넓여야 한다"고 말했다.
OLED로 대표되는 차세대 패널 기술력을 높여 제한된 시장을 형성해 진입장벽을 높이자는 의미다. 이를 위해선 '포스트 LCD' 시대로의 빠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정 상무는 강조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기별로 LCD 가격이 30% 이상 거듭해 하락하고 있다. 이는 중국 패널업체 BOE의 10.5세대 생산라인 가동 이후 시점과 일치한다.
디스플레이 시장 특성상 9월은 LCD 판가가 상승하는 시기다. 그러나 가격 하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IHS마킷의 분석이다.
정 상무는 "국내 업체들의 생산량을 100%으로 봤을 때, 중국 업체들의 생산량은 지난해 105%, 내년 198%로 전망된다"며 "BOE를 필두로 업체들이 본격 LCD 양산에 뛰어들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는 실제로 시장 점유율에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 업체에 따르면 국내 LCD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0%에서 올해 28%로 2%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중국의 점유율은 31%에서 33%로 증가했다.
정 상무는 "중국이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투입하는 가운데 한국은 기술로 앞서 나가는 수 밖에 없다"면서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는 한국 대기업들의 협업"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의 주도로 완제품 업계와 패널 업체간 상생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IHS마킷은 반도체 산업을 예로 들면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초격차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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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한 IHS마킷 이사는 "삼성은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LED)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MicroLED), LG는 OLED를 육성하고 있다"면서 "주력 사업이었던 TV용 LCD보다는 OLED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업체들이 가동률을 낮추는 방법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봤다. IHS마킷은 "60K급 8.5세대 7개 생산라인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내년 83%, 오는 2021년 79%까지 기존 생산라인의 가동률도 낮춰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