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비가입 블록체인 폰 어떻게 작동하나

인터넷 환경 필요...상용화까지는 시간 걸릴 듯

컴퓨팅입력 :2018/10/24 17:27    수정: 2018/10/25 09:28

최근 인도네시아 블록체인 기술 업체인 펀디엑스는 이동통신 서비스에 의존하지 않고도 사용자 간 통화나 문자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스마트폰을 개발했다고 발표해 큰 관심을 모았다.

블록체인 스마트폰 '엑스폰'과 블록체인 플랫폼 소프트웨어 '펑션엑스'가 그것이다.

펀디엑스는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를 상세히 설명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스마트폰과 소프트웨어는 인터넷 환경에서 블록체인 기반으로 고유 주소를 가진 각각의 스마트폰이 노드(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컴퓨터)로 연결돼 각종 데이터를 연결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최소한 와이파이 환경이 필요한 셈이다.

또 이 스마트폰이 실제 상용화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펀디엑스는 이제 3개의 노드가 연결된 상태에서 1대 1 전화 통화에 성공했을 뿐이다. 통제 가능한 제한된 환경에서 진행된 테스트다. 노드 숫자, 노드 간 거리, 노드별 인터넷 연결 상태 등 다양한 변수가 추가됐을 때도 제대로 작동할까. 아직은 미지수다.

펀디엑스가 만든 블록체인 스마트폰 엑스폰

하지만, 블록체인 스마트폰이 미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또 다른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만 하다. 블록체인 스마트폰을 통해 검열에서 자유롭고 사용자 주체적인 통신 환경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이 노드 된다

펀디엑스 페코 완(Peko Wan) 부사장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그래드힐튼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엑스폰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폰 간에 바로 전화를 걸 수 있다는 점"이라고 소개하며 "이런 전화 기능만으로 (수요) 시장이 생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완 부사장에 따르면 엑스폰은 블록체인 스마트폰이 실제 구현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일종의 '콘셉트 폰'이다.

펀디엑스 블록체인 스마트폰 기술의 핵심은 펑션엑스라는 소프트웨어다. 펑션엑스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위에서 작동한다. 오픈소스로 라이선스로 개발돼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이 프로토콜을 탑재한 블록체인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엑스폰 각각이 노드가 되고, 각 노드는 FXTP프로토콜을 통해 통신하게 된다.

펑션엑스가 탑재된 스마트 기기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한 노드(데이터 처리 등을 담당하는 컴퓨터)가 될 수 있다. 실제 네트워크 상에서 노드로 작동하려면 계정 등록이 필요하다. 암호화폐 지갑을 만드는 것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때 계정을 되살릴 수 있는 복구키도 주어진다.

각 스마트폰이 고유의 노드 계정을 가지게 되면, 이후 전화를 거는 방법은 간단하다. 'call.'과 함께 상대방 계정 이름을 입력하면 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도 물론 인터넷으로 연결된 상태라야 작동가능하다.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같은 모바일 인터넷 통화(MVoIP)와 차이는 통신 방식이다.

기존 서비스들은 카카오 같은 중앙 '서버'와 개인 단말기인 '클라이언트' 간 정보를 주고 받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전통적인 HTTP 프로토콜(통신규약)을 쓴다.

펑션엑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선 이와달리 다수의 노드 간 통신을 위해 자체개발한 FXTP 프로토콜을 쓴다. FXTP의 상세한 작동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펑션엑스는 전화 이외에 문자 메시지 전송, 파일 전송을 지원한다.

블록체인 스마트폰은 전통적인 통신사 기반 스마트폰 이용방식을 대체할까? 중앙화된 통신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편의성이나 성능에서의 강점이 있는 만큼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직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한계도 크다.

블록체인 스마트폰은 또 다른 옵션에 가깝다.

펀디엑스도 엑스폰에 블록체인 모드와 전통적인 스마트폰 모드를 모두 넣었다. 경우에 따라, 필요에 따라 사용자가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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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 부사장은 "어떤 나라에선 특정 콘텐츠에 대해선 차단 당할 수도 있는데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선 일부 노드가 작동하지 않아도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는다"며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특징 검열저항성과 무중단성 강조했다.

펀디엑스는 내년 2분기 상용화 버전의 엑스폰을 출시할 예정이다.